[분석] 티볼리·스파크 역부족, 현대기아 내수시장 완전 장악

by이병주 기자
2018.07.05 13:09:33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이병주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내수 시장 장악이 심화하고 있다. 소형과 대형, SUV 등 차급에 가릴 것 없이 1위를 석권하며 시장 ‘독식’을 굳혀가는 중이다. 경쟁사들은 하반기 이렇다 할 필승카드가 없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다수의 페이스리프트 신 모델과 신형 쏘울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현대기아의 시장 독점은 더욱 커져만 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한국지엠의 철수설, 르노삼성의 판매 부진으로 현대·기아차의 차급을 뛰어넘는 국내 시장 장악이 도를 넘어섰다는 경고등이 곳곳에서 나온다. 티볼리와 스파크가 버텨오던 소형 SUV와 경차 시장까지 코나와 모닝에게 자리를 내주며 점령 당했다. 여기에 따끈따끈한 신차인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도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달 국내 판매 1위를 달성한 싼타페는 이쿼녹스보다 20배가 넘게 팔렸다. 대형 세단 G80은 티볼리보다 차 값이 두 배 이상 비싸지만 판매량은 매달 비슷하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 1위부터 20위까지 중 현대·기아차 17개 모델이 이름을 올렸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 쉐보레 스파크만 겨우 순위권에 오르며 체면을 살렸다. 해당 차종은 엔트리 혹은 가장 저렴한 가격 포지션 임에도 겨우 명맥을 유지한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익이 좋은 SUV를 중심으로 3000만원이 넘는 국산차 고 가격대에서 다양한 모델이 날개가 달린 듯 팔려나갔다. 국산차만 놓고 보면 현대기아의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아반떼, 투싼, 스포티지, 플래그십 EQ900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과 풀체인지한 3세대 쏘울을 내놓으며 모델 라인업과 상품성을 더욱 강화한다. 최근 고성능 서브 브랜드 N을 선보인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에 적용된 파츠를 일반 모델까지 확대 적용해 상품 경쟁력 업그레이드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경쟁사들은 이렇다 할 신차나 판매 확대를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현대기아차의 경쟁자는 국내 완성차 회사가 아니라 수입차 업체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3000만원 미만의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80% 이상은 현대기아 모델을 빼고는 장바구니에 넣고 고민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형태다.

국산차 업계 판매 전문가 A씨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각각 GM과 르노 그룹의 글로벌 현지 생산공장화가 심화되면서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신차 출시가 지연되거나 개발이 아예 캔슬되는 등 구조적 모순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런 판매 구조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현저히 줄어 현대기아와 수입차 브랜드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