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세형 기자
2014.07.31 14:54:58
대우인터, 포스코 회장 교체와 함께 한때 매물 검토
대우증권, 사장 중도 교체에 매각론 솔솔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옛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증권(006800)과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이 대우증권 사장 교체를 계기로 비교 선상에 오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 취임과 함께 매각 검토 대상에 올랐다가 핵심 자회사로 올라설 태세다. 반면 산은그룹 내 업계 1위 증권사로 매각 유보 상태인 대우증권은 매각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의 사임을 수용했다. 김 사장은 임기 8개월 여를 앞두고 산은금융지주와의 갈등설이 불거지면서 회사를 떠나게 됐다.
그런 가운데 매각론이 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새정부 출범과 함께 산은지주그룹은 지주 해체와 함께, 산업은행과 산은에 합쳐지는 정책금융공사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를 매각키로 했다. 다만 대우증권은 덩치가 크고 증권사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 유보 결정이 내려졌다.
금융위는 지난 5월에도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그런데 사장 교체를 계기로 경영 연속성이 단절된다는 측면에서 사장 교체가 매각 작업의 착수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
전임 강만수 회장은 대우증권 앞에 ‘KDB’를 붙여 주면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조했지만 현재 산은과 대우증권은 일부 IB업무 외에는 유기적 관계가 없다. 또 대우증권은 최근 퇴직금 누진제도 폐지를 확정, 회사에 박혀 있던 대못을 뽑아냈고, 부실자산 정리 작업도 끝나 향후 안정적인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작업은 끝났고, 대형사에 유리한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제도가 내년 시행되면서 매력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2010년 포스코가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 회장 교체와 함께 비슷한 홍역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3월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고, 이 과정에서 대우인터내셔널도 매각 검토 대상에 올랐다.
권 회장이 지난 6월 말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미얀마 가스전과 트레이딩 부문의 중요성을 들어 “현재로서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매각 이슈도 수그러들었다.
대우인터내셔녈과 대우증권은 시가총액이 각각 4조2000억원과 3조4000억원 선으로 포스코와 산은지주의 계열사 중 가장 큰 덩치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각기 속한 상사와 증권업에서 선두권에 있기도 하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가 자발적으로 인수한 반면 대우증권은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산업은행이 떠안았다는 측면이 다르다. 또 취득 당시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는 손실이 더 큰 반면 산은지주는 매년 배당을 통해 대우증권에서 재미를 봐 왔다.
산은지주 입장에서 대우증권 매각은 잇딴 대기업집단 구조조정 과정에서 떠안은 혹은 떠안게 될 손실을 메우는 동시에 KDB생명 등 지지부진한 자회사 매각 작업에 따른 평판 악화를 만회할 수 있는 카드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 사례에서 보듯 매각에 근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제 3년 임기의 중반에 접어든 홍기택 회장의 성과로 온전히 잡힐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매각 작업에 착수하려도 해도 현대증권이라는 대형 매물이 소화돼야 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매수 후보군도 마땅치 않은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