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4.08.11 21:37:59
한보철강·신호제지 등 땅값 폭등에 매각價 2배로
[조선일보 제공] 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충청권 땅값이 폭등하면서 이 지역에 기반을 둔 부실기업에 채권을 갖고 있는 은행들이 덩달아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수년째 팔리지 않아 골치를 앓던 기업을 사겠다는 인수자들이 몰려들고 가격도 작년의 2배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 기업·개인채무자로부터 잡은 담보부동산의 경매 가격도 크게 높아졌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곳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들어간 한보철강과 신호제지의 채권단이다.
한보철강 채권단은 지난달 31일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과 8771억원에 한보철강을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매각가격은 작년 AK캐피털이 단독으로 매각 협상을 벌일 당시 제시한 4500억여원의 두 배.
INI스틸은 법원 승인 등 최종 인수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이다. 이번 인수전이 작년과 달리 포스코 등 10여개의 업체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매각 가격도 두 배로 뛴 데 대해 채권단은 행정수도 이전을 가장 큰 호재로 분석했다.
채권단이 구조조정전문업체(CRC) 아람FSI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신호제지도 인수 제안가가 최근 주가 2천500원 선의 2배가 넘는 5천360원이다. 일반적인 기업 인수가격이 현재 주가에 10~20%선의 프리미엄을 더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아주 높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