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남북경협의 시간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어…준비해야"

by정다슬 기자
2020.11.23 12:55:46

이인영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경제인 특별대표단 기업과 회동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할 때"…기업간의 정례적인 회동 제안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불확실성 싫어…남북관계 안정적으로 발전해야"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 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4대 그룹을 포함한 경제인과 회동하고 “정부와 기업이 서로 역할 분담을 통해 남북경협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앞으로 코로나백신이나 치료가 개발되고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그 과정에서 대북제재 유연성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생기면 남북 경협의 문제는 먼 미래가 아닌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바이든 정부는 북핵능력 감축을 조건으로 정상회담 여지를 남겨두고 대북제재에 대한 강화·완화에 적절한 배합을 통해 북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은 언급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대북정책의 유연한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구상인 ‘포괄적 합의를 하되, 실행은 단계적으로 하자’는 접근법과 많은 부분에서 조응될 수 있고 이런 것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우리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18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화상면담에서 “북에 대한 경협과 북핵 위협 감소를 결합해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이 구체적인 경협으로 이어져 단계적 비핵화 프로세스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이 장관은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데 정부와 기업간 협력이 중요할 때”라며 “정부는 남북 경협 리스크 극복 요인 등의 경협 환경을 마련하고 북한 지역에 개별관광이나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사업 재개 등 작지만 호혜적인 경협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것을 예고하는 시점에서 기업이 새로운 남북 번영 시대, K-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되는 주역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포스트 코로나시대 남북 경협 비전과 대응을 위한 기업과 정부간 정례화된 만남을 제안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2018년 9월 18~20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 차 방북길을 올랐던 경제인 특별대표단 기업들을 대상으로 통일부가 초청해 성사됐다. 다만 당시 경제인 수행단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평양을 찾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재웅 쏘카 회장 등을 대신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박영춘 SK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대표적 남북 경협그룹인 현대그룹도 현정은 회장 대신 이백훈 현대아산 대표이사가 자리했다.

모두 발언에서 기업인 대표로 이 사장은 “안타깝고 아쉽게도 지난 2년 동안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기업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에 남북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