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길어지네…" 디에스네트웍스, 성북구 부동산 '과감한 손절'
by김성수 기자
2023.06.26 16:56:16
매각금액, 취득원가 대비 76억 낮아…건축허가 취소 신청
비핵심자산 팔아 현금확보…"장기적 관점 결단" 긍정 평가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시행사 디에스네트웍스가 서울 성북구 부동산을 손해보고 처분했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길어짐에 따라 회사를 효율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 일부 소규모 사업장을 과감히 정리한 것이다.
회사는 당장은 손실을 보겠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면 더 좋은 사업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를 위한 현금을 미리 마련해놓겠다는 목적도 깔려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디에스네트웍스는 지난 3월 24일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5가 73-1 일대 주상복합 건물 및 부지를 아싸컴에 375억9278만원에 매각했다. 동소문동5가 73-1 및 지상건물, 73-2 및 지상건물, 75 및 지상건물, 75-1 부지다.
회사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기준 해당 부지의 취득원가, 저가법 평가액은 451억8607만1000원이다.
‘저가법’이란 재고자산을 원가법 또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시가법에 따라 평가한 가액 중 낮은 가액을 그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재고자산의 평가액으로 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금액과 매각금액의 차이를 단순 계산하면 회사가 75억9329만원 손해를 보고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디에스네트웍스는 지난 2020년 11월 27일 롯데자산개발로부터 이 땅을 400억원에 매입했다. 매입금액과 매각금액(375억9278만원)을 비교해도 24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
당초 디에스네트웍스는 해당 부지에 연면적 1만1355.42㎡(3435.02평) 규모 도시형생활주택, 업무시설(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을 지을 계획이었다.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애초 계획했던 사업기간은 2020년 11월~2024년 2월(예정)이다.
성북구청은 작년 9월 해당 부지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이달 디에스네트웍스가 건축허가 취소를 신청했다. 개발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지에 있던 기존 건축물은 현재까지도 철거되지 않은 상태다.
디에스네트웍스는 올 초 부산 동래구 온천동 1387, 부산 사상구 괘법동 558-3 일대 부지도 매물로 내놓았다. 현재 매각주관사를 통해 시장에 나와있는 상태로, 매각이 완료되지는 않았다.
회사는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연면적 4만852.65㎡(1만2358평) 규모 주상복합(공동주택 및 근린생활시설)을,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는 연면적 3만9597.44㎡(8567.97평) 규모 주상복합시설(공동주택 및 업무시설(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을 개발할 예정이었다.
디에스네트웍스가 이들 부지의 매각을 결정한 것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소규모 사업장을 정리하고 회사를 효율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다.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개편하는 한편, 향후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면 더 좋은 사업장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을 마련해 놓겠다는 계산이다.
디에스네트웍스 관계자는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시점에는 작은 사업장에 인력이나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게 주력 사업장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자 일부 소규모 사업장을 정리하는 쪽으로 연초에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부동산을 비싼 값에 팔기 어려운데다, 그동안 들어간 비용도 있어서 손실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면서도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향후 부동산 경기가 개선될 시점에 대비해서 후일을 도모하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허가까지 받은 사업장을 손실 보고 매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상황이 좋지 않으니 현금을 우선 확보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도모하겠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