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내 파운드리 공장 늘리는 인텔 "보조금 6.6조원 더 달라"

by김상윤 기자
2023.03.08 16:07:28

착공 연기 이후 원자재값 등 비용 급증
투자비 40% 지원법 맞춰 보조금 상향 요청
반도체 공장 절실한 유럽…적극 검토할듯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인텔이 독일에 보조금을 40억~50억달러(5조3000억~6조6000억원) 추가로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은 독일 동부 마그데부르크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면서 독일 정부로부터 69억유로(9조10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착공이 늦어졌고 비용상승에 따라 더 많은 보조금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애초 공장 설립 비용을 170억유로(약 23조6000억원)로 추산했다. 하지만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총 건설비용이 현재 300억유로(4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반도체법에 따라 유럽국가들은 자국내 반도체 공장건설에 총 투자비의 40%를 지원하고 있다. 비용이 늘어난 만큼 추가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게 인텔의 입장이다. 현지 언론들은 독일이 자동차반도체 공장이 절실한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초 인텔은 TSMC, 삼성전자에 밀린 파운드리 사업을 부활하겠다고 선언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2월 ‘인텔 인베스터데이 2022’를 열고 자동차칩 생산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야욕을 보였다.

자동차 강국인 독일 입장에서도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을 겪은 이후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가 절실했고, 인텔과 이해관계가 맞았다. 인텔은 지난해 독일 마그데부르크 공장 건설과 함께 프랑스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아일랜드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는 등 유럽 진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유럽 역시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유럽 내 공공 및 민간 반도체 생산시설에 430억유로를 지원하는 반도체법을 통과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에서 유럽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재 10% 수준에서 2030년까지 20% 정도로 확대하고, 아시아 지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유럽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