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단체 “CPTPP는 먹거리 주권 위협…가입 철회하라”

by이명철 기자
2021.12.13 14:25:23

한종협, CPTPP 가입 추진에 반발 “농업 막대한 피해”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사실상 공식화하자 농업인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한종협)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먹거리 주권을 위협하는 CPTPP 가입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가지난달 1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정문 앞에서 ‘농민 생존권 사수 한농연 총궐기 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한농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아·태지역 내 경제 질서 변화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더 이상 CPTPP 가입에 관한 정부부처간 논의에만 머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하고자 다양한 이해관계자 등과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관련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종협은 CPTPP 합류 시 농업 부문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돼 지속해서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정부가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한다며 비판했다.



CPTPP 가입 시 한국은 회원국 11개국 중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농산물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게 농업계 우려다.

한종협측은 “동식물위생·검역(SPS)과 관련해 수입 허용 여부 평가 단위를 더욱 세분화해 병해충·가축질병 등 이유로 수입을 규제한 생과실·신선축산물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한·미 FTA 또는 한·중 FTA를 넘어 어떤 FTA보다 농업부문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농업 경쟁력 약화는 결국 전체 국민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종협측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 농산물 증가는 장기적으로 농업 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CPTPP 체결로) 더 큰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권은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 시 농업 부문 피해가 우려됐음에도 국내 보완 대책에 소홀했던 것처럼 CPTPP 가입 추진에 따른 피해 산업에 대한 배려도 없다는 지적이다.

한종협측은 “정부의 CPTPP 가입 선언은 대한민국 농업, 나아가 먹거리 주권 포기나 다름없다”며 “250만 농업인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