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엄마 덮친 ‘시속 229km’ 만취 벤츠男, 징역 4년

by장구슬 기자
2021.06.02 15:28:27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술에 취해 터널에서 벤츠 차량을 시속 229㎞ 넘는 속도로 몰다가 사망사고를 낸 40대 운전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1단독 정우영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벤츠 승용차 운전자 A(45)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술에 취해 벤츠 차량을 몰다가 추돌 사고를 내 앞차 운전자를 숨지게 한 40대 남성 A씨가 지난해 12월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정상적 운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졸음운전을 하다가 100㎞를 훨씬 초과해 진행해 규정 속도로 운행하던 피해자 차량을 들이받아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다만 피고인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고 유족 측에 3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징역 9년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반성한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16일 오후 9시10분께 인천 동구 송현동 제2순환고속도로 북항터널에서 김포방면 2차로를 달리다가 앞서 달리던 마티즈 운전자 B(사망 당시 41세·여)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마티즈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19분 만에 진화됐지만, B씨는 승용차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0%로 면허취소 수치였다. 경찰은 음주 운전을 하다가 사망 사고를 낸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들과 회식을 했다. 잘 기억 나지 않는데, 졸음운전을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지난 3월8일 열린 A씨의 첫 공판에서 B씨 어머니는 법정에 나와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 그는 “가해자는 당시 벤츠 시속 229㎞로 벤츠 승용차를 운전해 사람을 그 자리에서 죽이고 반성의 여지도 보이지 않아 피해자를 2번 죽였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현재 악몽에 시달리고 정신과를 다닐 정도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남겨진 어린 손자들과 저는 어떻게 사느냐”고 오열했다.

또 “가해자 아버지가 피해자의 자녀 2명에게 선물을 사주겠다고 접근했다”며 “돈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준엄한 대한민국 법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