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투명공개하라”…‘개국본’ 후원자, 후원금 반환소송 예고

by박순엽 기자
2020.06.19 15:35:20

개국본 일부 후원자 "후원금 반환 소송인단 모집"
"후원금 내역·영수증 투명 공개…시민 감사 수용"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후원자 일부가 단체의 후원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하며 후원금 반환 소송을 예고했다. 개국본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면서 수차례 ‘검찰 개혁 촛불집회’를 열었던 시민단체다.

지난해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국본 회비 반환촉구소송을 추진하는 촛불연대’(반소연)는 19일 성명을 통해 “촛불 시민들은 (단체의) 진정성을 믿고 월 1000원 회비를 적게는 1년 치부터 많게는 10~20년 치를 냈지만, 이종원 개국본 대표는 회비 사용처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며 “개국본 회비 반환 소송인단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개국본은 지난해 7월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계기로 출범한 시민단체로,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정부는 정공법으로 나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주장하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과 여의도 국회 앞 등에서 총 15차례 촛불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집회 비용을 마련하고자 후원 계좌를 마련해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반소연 측은 몇 명의 후원자가 얼마나 회비를 냈는지, 회비는 목적에 맞게 사용했는지 등을 개국본 측이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회비 내역과 영수증을 (개국본) 카페에 공지해야 하지만, 이 대표는 자세한 내역과 영수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 대표는 ‘회계법인 자료가 있으니 개국본 사무실에서 열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 단체는 후원금 반환 소송과 더불어 △촛불 시민의 감사 즉각 수용 △마지막 촛불집회 후원을 미집행한 점에 대한 사과 △민주진영에 대한 분열 행위 중단 등을 이 대표에게 함께 요구했다. 이들은 현재 온라인을 통해 후원금 반환 소송에 참여할 후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한편 개국본 후원금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3월 이 단체가 보이스피싱을 당해 수억원대 후원금을 잃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이 대표와 김남국 의원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사실을 알고도 후원자들을 속였다며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개국본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이 대표와 김 의원에 대한 고발 건은 마포경찰서가 각각 수사하고 있다.

(사진=개국본 회비 반환촉구소송을 추진하는 촛불연대 온라인 성명서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