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순익 1위 노린다…메리츠證 돌풍 이끄는 `최희문 매직`

by이명철 기자
2015.11.04 15:39:20

3Q 순이익 급증… 합병 통한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고수익·성과 중심 경영전략 효과… 자본·실적 모두 잡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의 돌풍이 거세다. 증시 불안에 대형 증권사들이 주춤한 사이 단숨에 업계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고마진 사업 집중, 성과 중심의 경영이 3박자를 이뤄 덩치 키우기와 수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로써 2020년 대형 투자은행(IB) 진출이라는 장기 로드맵 구상도 탄력을 받게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 3분기 순이익 709억원, 영업이익 93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21%, 130% 증가했다고 4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DB대우증권(006800), 삼성증권 등을 제치고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 실적에 따라 업계 1위도 노리게 됐다. 매출액도 129% 급증한 9121억원이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 6월 아이엠투자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 리스크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파생상품 손실로 대부분 증권사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라 더욱 돋보였다. 전기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은 33.2%로 66% 가량이 깎인 삼성증권의 절반 수준이다. 경쟁사들에 비해 주식 위탁매매와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비중이 낮아 충격이 덜했던데다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기업금융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낸 덕이다. 기업금융은 시행사 등에 대한 지급보증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채권 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도 해운대 엘시티 PF대출 약정 체결을 주선하며 성과를 냈다.



특히 최희문 사장의 성과 중심 경영방식이 회사 실적 개선세를 이끌고 있다. 그는 증권업계 구조조정 바람에도 영업직원 수를 늘리고 실적의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는 체계를 도입해 업계 반향을 일으켰다. 그 덕에 리테일 부문은 2013년 83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34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메리츠증권은 ‘2015 이데일리 금융투자대상’에서 최우수 리테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5048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으로 전년대비 77.8%, 111.5% 급증해 본격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1~9월 누적 영업이익은 3234억5500만원, 당기순이익 2292억51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0.5%, 143.3%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아이엠과의 합병 이후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몸집 불리기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9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1조6841억원이며 연환산 세후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4.4%로, 불어난 외형에도 높은 수익성을 지켜내고 있다. 안정성비율지표인 레버리지비율과 순자본비율(NCR) 역시 전분기보다 크게 개선된 626.5%, 573.9%를 기록했다. 회사는 오는 2020년 4월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IB)에 진출하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