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비트코인은 '거품'이지 통화 아냐"

by김태현 기자
2013.12.05 16:01:33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이 최근 가치가 급등하면서 금융계 화두로 떠오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거품’(bubble)이라고 혹평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5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본질가치를 지녀야 한다. 비트코인의 본질가치를 추론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한데 나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며 거품론을 제기했다.

그는 또 “비트코인을 (통화로서) 뒷받침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화폐의 본질가치이든, 발행 주체의 신용이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지불능력을 지녀야 하는데 비트코인에는 이런 기본 요소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머 또는 프로그래머 그룹에 의해 도입됐으며 통화 발행 주체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거래가 자유롭고 익명성이 보장된다. 이 가상화폐는 최근 가치가 급등해 지난달 30일 1 비트코인 당 1124.76달러(약 119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 사이에 무려 89배 넘게 폭등한 것이다. 비트코인 거래정보 사이트 비트코인차트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약 1200만 비트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익명성 때문에 검은 돈 거래에 사용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비트코인이 자금세탁과 무기와 마약 등 불법거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합법적 가상화폐로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반면 태국은 거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