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원익 기자
2012.05.10 17:54:30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이한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첫 만남에서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연출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6월 개원을 앞두고 있는 19대 국회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원내대표는 10일 이 원내대표와의 첫 만남에서 “지금은 논문 표절 (의혹)받는 의원들을 학회에서 발표해 버린다. 우리가 개원하면 살벌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윤리위원회 같은데 늦추고 있으면 옛날 같으면 한번 상정해 놓고 4년간 끌어버렸지만 지금은 용납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에 “박 원내대표께서 목포출신인데 목포는 홍어가 유명하다. 정치도 잘 숙성시켜 달라”며 “유권자들이 싸움판이 아니고, 일터라는 인상을 갖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방송사 파업 문제 등에 대한 이견을 표출했다.
박 원내대표는 “방송사 파업문제를 처리하자, 빨리 해결을 보자”며 “김재철 사장을 해임하던지 본인이 사퇴하는 것이 첫 번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고, 이 원내대표는 “MBC 문제에 대해서는 약간의 시각차이가 있다. 정치파업이라고 지적 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감안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경제통’인 이 원내대표와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 원내대표는 스타일도 완전히 다르다. 이 원내대표는 정책, 박 원내대표는 정무에 능하기 때문에 협상을 할 경우에도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두 원내대표는 출신 배경도 영호남으로 다르다.
실제로 여야는 당장 19대 국회 개원협상을 앞두고 있어 대선에 대비한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원 배정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법제사법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교육과학기술위, 정무위 등은 ‘격전’ 상임위로 여겨진다.
아울러 정국주도권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민주당은 개원 이후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비리의혹에 대한 청문회, 특검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정권심판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스타일이 강 대 강의 대결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며 “두 사람 모두 강한 소신파로, 이한구 원내대표 역시 야당이 공격적으로 몰아붙인다고 하더라도 쉽게 물러서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19대 국회가) 상당히 가파르게 갈 것으로 예상 한다”며 “두 원내대표가 협상력이 필요할 때는 힘을 발휘하는 지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국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운신의 폭은 제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