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믿고 썼는데…중국에 넘기고 '모르쇠'

by임유경 기자
2025.02.25 10:49:23

애플, 국내 고객 동의 없이 개인정보 국외 이전
개인정보위 질문에 "모른다" "자료 없다" 답변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고객 40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중국 알리페이에 넘긴 애플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관련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해 질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25일 개인정보위가 공개한 2025년 제 1회 전체회의(1월 8일 개최) 속기록에 따르면 애플의 국내 대리인은 ‘알리 등 다른 기업에서 (애플의) NSF(점수)를 받아 활용한 국가는 또 어디냐’는 잇단 질문에 “클라이언트(애플 본사)에 말씀드려야 되는 상황이라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NSF 점수는 애플이 자사 서비스 내 여러 건의 소액결제를 한 데 묶어 일괄 청구할 때 자금 부족 가능성을 판단하고자 매기는 고객별 점수를 뜻한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애플은 알리페이에 카카오페이 이용자의 결제정보 전송과 NSF 점수 산출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를 위탁하면서, 정보의 국외 이전 내용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점이 확인돼 과징금 24억5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 사안의 경위를 입증할 문건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담당자 중 퇴사자가 많아 이메일을 못 찾았고 증빙 자료도 없다’고 하는 등 자료 제출 요구를 회피했다.

다음 회의에서 박상희 위원은 애플 대리인의 태도에 대해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 ‘여기밖에 얘기해 줄 수 없다’, 그것이 피심인으로서 개인정보 보호위원회에 대응할 수 있는 태도인지 의문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은 (이 문제에서) 제일 주체가 되어야 될 회사인데 ‘나는 모르겠고 이들이 만들어준 정보를 이용했을 뿐이다’고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상참작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다국적 기업 사안이 많아질 테니 세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위원들의 당부에 대해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