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 사둘 걸"...'코로나19 담당자'가 전한 재택치료기
by박지혜 기자
2022.02.14 14:40: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재택치료 일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류 차관의 ‘재택치료, 이렇게 받고 있습니다’를 공개했다. 류 차관이 맡은 복지부 제2차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년 9월 신설된 자리로, 보건 업무를 담당한다.
류 차관은 지난 11일 오전 9시 30분께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뒤 전날 회의의 다른 참석자가 확진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가검사키트 검사 결과 양성인 ‘두 줄’을 확인했다.
그는 “일단 같은 공간을 쓰는 사무실 직원과 회의를 위해 만났던 사람들에게 연락해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알리고, 11시 30분쯤 바로 조치원 소재 세종시 보건소 선별검사소로 PCR 검사를 받으러 갔다. 검사받은 후에는 자택 대기가 원칙이라, 바로 세종시 숙소로 와서 대기했다”고 전했다.
|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지난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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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류 차관은 발열이나 인후통 등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서울에 있는 아내가 검사를 받아야 할지 궁금했다. 확진일 2일 전부터 만난 가족은 동거인으로 분류되고, 동거인은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선별진료서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었다”고 설명했다.
PCR 검사 당일 오후 4시가 넘어 보건소로부터 양성이라는 연락을 받은 그는 12일 오전 9시께 ‘확진검사 결과 통보’를 문자 메시지로 받았다.
이후 이름, 연락처, 동거가족과 가족 연락처, 기저질환 등을 묻는 ‘자기기입식 역학조사’를 하라는 문자 메시지와 보건소 총괄팀의 전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동거인이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되면 예방접종력에 따라 격리 여부가 결정된다.
음성 확인된 예방접종완료자(3차 접종 완료, 2차 접종 14~90일)라면, 7일간의 격리가 면제돼 외출 등 일상생활은 할 수 있고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 검사가 필요한 수동감시 대상이 된다. 반면, PCR 음성이 확인되었으나 예방접종완료자가 아니라면 7일간 격리대상으로 외출이 금지된다. 다만 의약품이나 생필품 구매를 위해 1일 2시간 외출은 가능하다.
류 차관은 확진 이틀째, 자기기입식 역학조사 내용을 확인한 보건소 재택치료팀으로부터 주의사항과 의료 상담 및 처방 방법 등을 전화로 안내받았고 건강 상태를 확인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후) 3시가 넘어갈 무렵, 목에 통증이 있고 기침이 나며 약간의 가래가 생겼다. 전형적인 목감기 증상과 매우 유사했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이어 “일반관리군이라 치료키트와 같은 물품 지원은 없었다. 평소에 체온계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 등을 비치해 두면 좋았을 텐데, 찾아보니 해열진통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방역 당국은 집중관리군에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 자가검사키트 등이 들어 있는 재택치료키트를 지급한다.
집중관리군은 60세 이상과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를 투약 대상자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이다. 50대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도 집중관리군에 포함된다. 기저질환은 당뇨병,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BMI 25 이상) 등이다.
집중관리군을 제외한 나머지 확진자는 모두 일반관리군이다.
류 차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전화 상담이 가능하다고 올라와 있는 동네 주변 의원을 찾아 전화 상담을 받고, 증상에 필요한 4일분의 약 처방을 받았다”며 “약 수령 과정은 처방전이 지정된 약국으로 전송되고 조제가 완료되면 약국에서 환자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고 이후 동거인 등(대리 수령은 환자와 약국 간에 협의해서 정함)이 약국으로 처방약을 찾으러 가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는 “다행히 목감기 증상도 나빠지지 않았다”며 “3차 접종까지 마쳤는데 확진이 된 것이 다소 의아했는데 그래도 접종 때문에 크게 아프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됐다”고 밝혔다.
류 차관의 이러한 재택치료 과정은 앞으로 5일 더 전해질 예정이다. 복지부 측은 “치료를 받을 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19 경증 환자에 대해서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라는 방역 당국의 방침에 대해 한 전문가는 “증상 완화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과 교수는 14일 YTN을 통해 “우리 몸에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자체를 제거하는 개념의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있다. 여기에 쓸 수 있는 약은 현재 임상적 효과가 명확한 ‘팍스로비드’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 지금 팍스로비드는 고위험군 한정으로 쓰게끔 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증상 치료제를 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증상만 놓고 봤을 때는 코로나19라고 부르는 건 계절성 코로나와 증상이 동일하다. 계절성 코로나가 우리가 얘기하는 감기”라며 “그래서 거기에 대한 치료제를 쓰라는 거고, 이것은 증상만을 완화시켜 줄 뿐이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보다 더 높은 치명률을 발생시킬 수 있으니까 꼭 먹는 치료제를 드셔야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정한 팍스로비드의 투약 대상을 60세 이상과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이며 향후 40대 이상 고위험군에 대해서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