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 몸집 키우는 BNK…내년 자본시장에 승부 건다

by권소현 기자
2017.12.19 14:24:30

BNK투자증권 2000억 자본확충 이사회 의결
운용은 100% 자회사 편입…내년 300억 증자
증권과 운용 '한국 월가' 여의도로 이전
"비이자수익 창출해 미래 먹거리 삼겠다"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BNK금융지주가 곧 증권과 운용 자본확충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자본시장 공략에 나선다.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첨병으로 투자금융과 자산운용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증권과 자산운용만 무교동을 떠나 자본시장의 심장인 여의도에 새로 둥지를 튼다.

19일 BNK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안을 결의했다. 이는 BNK투자증권에 2000억원 규모로 출자하기 위해서다. 오는 1분기 중에 자본확충을 마무리해 현재 2100억원인 자본금 규모를 4100억원으로 확대하고 앞으로 5000억원 수준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본금 확충으로 파생상품 등 새로운 업무로도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BNK자산운용에 대해서는 잔여지분 49%를 인수해 100% 자회사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2015년 7월 GS자산운용의 지분 51%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여전히 GS계열의 윈에셋(WINASSET)가 42%가량을 보유해 주요 주주로 머물렀다. 계열사의 펀드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전사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수 있게 됐다.

BNK금융지주는 자산운용에 대한 자본확충도 300억원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다. BNK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GS자산운용을 인수할 때부터 자본잠식이었는데 자본을 확충하고 나면 자본잠식에서 탈피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탄장전에 앞서 여의도로 이전한다. 동남권 최대 금융사인 BNK금융지주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영업도 확대하면서 서울 중구 무교동 금세기빌딩을 서울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BNK금융지주 사무실을 비롯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서울 분점, BNK투자증권, BNK자산운용 등이 이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BNK투자증권과 자산운용이 이전할 삼성생명 여의도빌딩
하지만 증권과 운용은 영업이나 각종 딜소싱에 있어서 자본시장의 중심인 여의도로 가는 게 낫다는 판단에 삼성생명 여의도빌딩에 4개층을 임대해 이전하기로 했다. 이 곳은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사 본사가 몰려 있어 ‘한국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곳이다. BNK투자증권이 이달 29일 이전을 완료하고 BNK자산운용은 내달 이사할 계획이다.

이처럼 증권과 운용의 실탄을 장전하고 영업을 강화하는 것은 지난 9월 취임한 김지완 회장의 수익 다각화 전략 일환이다. 현대증권, 하나금융투자 대표를 역임하면서 자본시장에 정통한 김 회장은 취임 초부터 비이자수익을 강화하고 그룹 내 계열사 시너지를 확대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증권과 운용을 새로운 먹거리 발굴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 BNK투자증권 대표에 조광식 전 하이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을, BNK자산운용 대표에 이윤학 전 NH투자증권 연구소장을 각각 선임했다. 순혈주의가 강했던 BNK금융그룹에서 이같은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만으로도 파격적이란 평가였다.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는 “여의도로 이사하고 내년 초에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며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