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성곤 기자
2016.03.22 15:01:46
22일 공관위 및 심야 최고위원회의 거쳐 최종 결정
단수추천·경선 불가능…남은 건 컷오프 또는 탈당
공천 막판 친박 핵심 김재원·조윤선 등 경선패배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새누리당 공천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유승민 의원의 거취 문제가 초읽기에 접어들었다.
24일 총선후보 등록을 앞두고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 및 유 의원 공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밤 9시로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의원 공천에 대한 최종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 “이제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거취 초읽기…어떤 결과 나오든 파국 불가피
그동안 당 안팎의 기류는 유 의원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분위기였지만 칩거 중인 유 의원이 반발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남은 선택지는 단수추천, 경선실시, 공천배제 등이다. 현 분위기에서 공천확정은 물건너갔고 빡빡한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경선 실시도 불가능하다.
결국 새누리당의 ‘유승민 컷오프’ 확정이냐 아니면 유 의원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냐는 변수만 남아있다. 최악의 경우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대한 무공천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파국은 불가피하다. 특히 유 의원이 공천배제 결정에 반발, 독자행보를 선택할 경우 상황은 매우 복잡해진다. 유승민계 김상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유 의원의 거취에 대해 “출마를 포기할 분은 아닌 것 같고 무소속 출마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의원의 공천탈락은 결국 무소속 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 유 의원은 공천탈락에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조해진·권은희 의원에게 각각 “용기있게, 힘있게, 단단하게 하라”, “용기를 내라. 가시밭길을 가는 앞길에 하늘이 도와줄 것”이라고 격려한 바 있다.
◇與 공천학살 후폭풍 여파에 수도권 지지율 급락
야권분열에 따라 총선승리를 기대해온 새누리당 총선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여론이 변수다. 수도권은 지역구 전체 253석의 절반에 육박하는 122석(서울 49·인천 13·경기 60)이 몰려있는 총선 최대 승부처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비박계 무더기 낙천 사태 이후 민심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 의원마저 공천에서 탈락한다면 여야의 팽팽한 접전구도에 메가톤급 파장을 미칠 수 있다.
21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3월 3주 주간집계(표본오차 95%신뢰도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은 49.6%에서 37.0%로 무려 12.6% 포인트 폭락했다. 더민주 32.3%, 국민의당 10.8%, 정의당 8.9% 등 야권 전체는 52.0%로 나타나 새누리당과의 격차는 오차범위를 벗어난 15.0%p다.
새누리당 경선에서도 이변은 속출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공천학살 논란 이후 친박계 의원들의 경선 성적표가 좋지 못한 것. 특히 19일 친박 핵심 김재원 의원이 여론조사경선에서 탈락한 데 이어 수도권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20일에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서울 서초갑 경선에서 이혜훈 전 최고위원에 패배했다. 또 21일에는 친박계 경제통인 강석훈 의원이 서울 서초을 경선에서,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 중·성동을 경선에서 각각 패배했다. 이른바 유승민 사태가 새누리당 지지층에도 불통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새누리당의 험지인 서울 서대문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정두언 의원은 “소위 ‘공천학살’에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의 지도부와 공관위의 인사들은 총선에 패배한다면 1차적 책임을 짐과 동시에 역사에는 ‘비루한 간신들’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투표하지 않겠다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이 결과는 총선패배로 이어질 게 자명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