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총선올인' 모드…"모든 당직 非영남권"(종합)

by김정남 기자
2015.07.13 16:06:59

김무성, 취임 1주년 기자회견서 총선용 탕평인사 거론
김무성 "비경상도권 시각으로 봐야만 총선서 승리해"
金, 지난 1년 '오락가락' '갈팡질팡' 리더십은 극복과제



[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당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아 “임명할 수 있는 당직 모두를 비(非)경상도권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여권 텃밭인 영남권 외에 비영남권까지 이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남은 임기 1년을 총선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김 대표가 야당에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동시 실시’ 등은 그 실현 가능성에서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저는 초선 때부터 새누리당의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이고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라고 항상 생각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공천만 제대로 한다면 영남권에서는 다 당선돼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는) 박근혜정부 마지막 성공을 위해 과반수를 훨씬 넘기는 성적표가 나와야 한다”면서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으로 봐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드시 탕평(蕩平)을 하겠다”고도 했다. 새누리당의 존립 근거와도 같은 영남권을 기반으로 하되,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 더 나아가 호남권까지 뻗어나가야 압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 대표가 그러면서 제시한 게 오픈프라이머리다. 김 대표는 “정치에서 만악의 근원인 공천 문제가 해결되면 부조리와 부정부패의 90%는 없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여야가 같은날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것을 야당에 제안한다”고 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총선 등 정당의 후보를 뽑는 선출권을 당원에만 국한하지 않고 일반 국민까지 확대하는 제도다. 김 대표가 취임 때부터 얘기한 ‘공천권 내려놓기’의 일환이다. 국민의 공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정당정치가 약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다.



김 대표의 주장은 야당보다 앞선 ‘혁신 선점’의 노림수가 있어 보인다. 다만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 또 국회선진화법의 개정도 야당에 제안했다. 그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당이 다수당 될지 모른다”면서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국회선진화법상에서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는 게 국민이 모두 안고 있는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수결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아울러 “저는 당 대표가 되면서 ‘정치는 결국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새누리당은 ‘국정의 90%는 경제’라는 인식 하에 정부와 보조를 맞춰 경제활성화에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체제’가 지난 1년간 비토(거부) 목소리없이 유지됐던 것도 선거 압승의 영향 덕이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치러졌던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와 올해 4·29 재보궐선거에서 모두 압승했다. 특히 두 선거 모두 열세인 상황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그의 30년 경력의 내공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7·30 재보선 때는 세월호 사건이, 4·29 재보선 때는 성완종 사건이 각각 터져 여권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의 지난 1년 리더십은 ‘오락가락’ ‘갈팡질팡’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야당과의 대결(선거)에서는 연전연승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는 여전히 수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7월14일 당 대표에 취임하면서 ‘수평적 당·청관계’를 언급했지만 이 약속이 지켜졌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 대표는 이날 “점수로 따지면 스스로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노력은 열심히 했다. 언론에서 평가하는 것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수평적 당청관계는 먼 얘기라는 지적이 많다.

김 대표에게는 총선 승리 못지 않게 당청관계 재정립도 중요한 의제라는 관측도 있다. 내년 총선을 넘어 내후년 대선까지 바라보는 만큼 ‘홀로서기’의 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