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은 죄 아니다"…총각 행세하며 제자와 성관계한 교수
by한광범 기자
2022.08.25 15:24:16
제자 속이고 지속적 구애…수개월 후 제자에 들통
피해 제자, 위력 강간 혐의 고소…檢, 무혐의 결론
숭실대, 즉각 파면…法 "파면 정당"…무효訴 기각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숭실대의 한 교수가 유부남임을 속이고 제자와 성관계를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교수는 “간통은 죄가 아니다”며 뻔뻔하게 굴었으나 결국 파면됐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숭실대 모학과 조교수였던 A씨는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제자 B씨에게 지속적으로 구애를 하며 성관계 등을 요구했다. B씨는 지도교수였던 A씨의 요구에 응했고, 이 같은 관계는 수개월 동안 이어졌다.
뒤늦게 A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A씨에 대해 학교에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행사했다고 신고하는 한편 경찰에 강간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는 아울러 국민신문고에 A씨의 연구비 유용 의혹 등도 별도로 제기했다. A씨가 자신의 대학원생 제자들 인건비 600여만원을 연구실 공동계좌에 입금하도록 해 다른 용도로 유용했다는 주장이었다.
숭실대는 즉각 조사에 나서 A씨가 제자를 상대로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속이고 성관계를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품위유지의무 위반과 함께 학생인건비 유용도 인정해 A씨를 파면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A씨에 대한 강간 등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A씨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자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법에 파면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법정에서 “검찰 무혐의 처분 결과로 드러났듯 B씨와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했다. 간통죄는 범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숭실대가 부적절 관계의 상대방인 B씨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저에 대한 파면은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학생인건비 유용에 대해서도 “사용처에 관여하지 않았고, 일부 금액의 경우 대학원생들이 장학금을 받기 위해 애초 저에게 나온 연구비를 변경해 신고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A씨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재판장 정봉기)는 “파면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려운 정당한 징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비록 강제추행 혐의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먼저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했다”며 “A씨는 교원으로서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됐을 뿐만 아니라 지도학생을 지도·감독할 지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