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터 바이오까지…중견기업, 인수 통해 영역 확장
by함지현 기자
2021.12.06 15:44:30
한솔, 반도체 기업 ''아이원스'' 인수…포트폴리오 변신 시도
웰크론한텍, 이웰·이웰에너지로 신재생 발전사업 발들여
새로운 영역 진출·기존 사업 강화 통한 장기적 생존 전략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중견기업들이 반도체와 바이오 등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인수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을 갖추는가 하면 기존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 한솔테크닉스가 인수한 아이원스의 정밀가공·디스플레이 공정(사진=아이원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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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그룹의 전자부품 제조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는 반도체 기업인 아이원스를 인수했다. 한솔테크닉스는 아이원스의 지분 34.47%를 인수하며 인수금액은 약 1275억원이다.
LCD TV의 핵심부품인 파워모듈, 태양광 발전을 위한 모듈생산, 휴대폰·관련부품 제조를 주로 하는 한솔테크닉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반도체 영역으로의 사업포트폴리오 변신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원스는 1993년 설립 후 2013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글로벌 1위 반도체 장비기업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주요 거래처라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아이원스는 높은 정밀도와 내구성이 요구되는 반도체 장비용 부품을 직접 가공하고 세정과 코팅 등의 공정까지 가능한 일관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통해 상품의 발주부터 납입까지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 절감 등의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한솔그룹 IT 계열사 한솔PNS도 지난 8월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전문 기업인 코에버정보기술을 인수했다.
스마트 팩토리 관련 사업에서의 역량을 확보하고 사업 영역의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한솔PNS는 코에버정보기술의 지분 53%를 보유한다.
2006년 2월에 설립한 코에버정보기술은 인공지능(AI)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춘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로 스마트 팩토리 공정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한솔PNS는 코에버정보기술을 인수하면서 4차 산업시대 유망 분야로 꼽히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 분야에 진출하게 됐다. 또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IT 기술 역량과의 시너지 창출도 도모하는 중이다.
종합건설업체 웰크론한텍은 지난 10월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 광진윈텍이 보유 중인 이웰·이웰에너지의 지분(각각 100%, 70%) 절반을 인수하면서 친환경 바이오 SRF(고형 연료) 발전사업에 발을 들였다. 친환경 신재생 발전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다.
제주도에 위치한 이웰은 바이오 SRF 연료를 연소해 전기나열 에너지를 재생산하는 친환경 열병합발전소다. 이웰에너지는 제주도내 종합폐기물 회사로, 폐목재를 가공해 바이오 SRF 연료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웰크론한텍과 광진윈텍은 ‘제주도 열병합발전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웰에너지가 폐목재로 고형 연료를 생산하면 이를 발전소인 이웰로 보내 전력을 생산해내는 방식이다. 폐기물 처리 수익은 물론 생산된 전력을 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웰크론한텍은 에너지부문이 보유한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바이오 SRF 연료 생산설비 및 발전설비 전반의 기술·관리 등을 담당하며 광진윈텍과 협업해 나갈 예정이다.
유진그룹도 지난 8월 계열 물류기업인 유진로지스틱스를 통해 스마트 물류 설비 제조기술을 보유한 태성시스템을 인수했다. 물류사업 강화를 위해서다.
최근 퀵커머스 시장의 확산으로 도심형 창고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전문업체 인수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6년 설립한 태성시스템은 화물 고속분류 장비와 제어시스템 등 물류 자동화 설비를 설계, 제작하는 전문기업이다.
물류 효율을 혁신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는 휠소터, 플랩소터, 버티컬 틸트트레이소터 등 제품 개발로 최근 3년 간 연평균 매출액이 88% 성장하는 등 자동화 물류설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들이 인수에 나서는 것은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라며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낼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