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연말까지 오를까 떨어질까…모건스탠리-바클레이즈 갑론을박

by김다솔 기자
2021.09.08 14:45:11

S&P500 연말 목표치 4000 vs 4600
"테이퍼링으로 험난" vs "과거 영향 제한적"

미국 증시의 향방을 두고 글로벌 은행들이 갑론을박에 나섰다.(사진= AFP)


[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최근 사상 최고치를 찍은 미국 증시의 향방을 두고 글로벌 은행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국 주식의 비중을 줄이라고 경고한 반면, 영국 대형 은행 바클레이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연말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다가올 리스크 △조정없는 상승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계절적 요인 등을 이유로 9~10월 미 증시가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시트 전략가는 “향후 2개월은 성장, 정책 및 입법 문제 등으로 큰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며 “미국 주식에 투자의견 ‘비중축소’를 제시하고, 유럽과 일본 종목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시트는 S&P500이 조정 없이 상승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올해 S&P500은 단 5%의 하락도 없이 20% 오르며, 지난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저점으로부터 두 배 수준이 됐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른 반등 속도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증시가 고공행진했다는 점에서 회의적 입장을 보인 것이다.



테이퍼링도 모건스탠리의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부양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트는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며 낮은 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며 9월 시장이 계절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모건스탠리는 S&P500 연말 지수목표를 4000으로 유지했는데, CNBC에 따르면 이는 월가에서 가장 낮은 수치 중 하나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연말 S&P500 전망치를 기존 4400에서 4600으로 높여 잡았다. 연준이 채권 매입을 축소해도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바클레이즈의 마네시 데스판데 전략가는 과거 더 큰 통화정책 변화가 있었을 때도 장기적인 시장 상승세는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테이퍼탠트럼(긴축발작)을 불러일으켰던 2013년 자산매입 축소 선언과 2017년 대차대조표 축소 당시, 연준의 행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데스판데는 기업들의 실적이 우수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에 S&P500 기업들 중 87%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그는 “예상보다 높은 EPS가 3, 4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바클레이즈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빠른 테이퍼링 속도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눈여겨 봐야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