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대표 “올해 메이저 기술이전 집중...지속 성장 자신”
by송영두 기자
2021.08.26 15:03:02
국내 이중항체 선두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독자적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 확보
면역항암제-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부작용 낮추고 반감기 높여, BBB 투과율도 13배 높아
글로벌 톱10 기업과 기술이전 논의 시사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으로 의미있는 기술이전을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글로벌 빅파마들과 현재 다양한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고, 독자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4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본사에서 만난 이상훈 대표는 향후 5년간 회사가 의미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픈이노베이션과 플랫폼 기술을 통한 비즈니스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상당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벤처에서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한 미국 제넨텍에서 오랜기간 항체 연구 경험을 쌓았다. 이후 한화케미칼, 파멥신 등을 거쳐 지난 2016년 에이비엘바이오를 설립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이중항체 치료제(ABL001) 임상을 시작했고,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수 기술이전 계약도 성사시키는 등 에이비엘바이오를 국내 최고 이중항체 치료제 기업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사진=에이비엘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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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독자 개발한 3가지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T, Grabody-I, Grabody-B)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이중항체 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였던 때 플랫폼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구축했던 것이 이중항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랩바디 플랫폼을 통해 개발되고 있는 면역항암제와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는 에이비엘바이오 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이미 상업화된 치료제가 많지만, 부작용을 줄이고 반감기를 높여 우수한 효능을 나타내는 새로운 기전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중항체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암젠은 면역항암제가 주로 타깃하는 T셀을 강력하게 유도하는 CD3 타깃 이중항체 임상 3개를 홀드시켰다.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5년전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4-1BB(면역세포 활성화 항체)와 항암 발현 항원을 타깃해 독성 문제를 해결했다. 미국에서 ‘ABL503’, ‘ABL111’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추가로 2개 후보물질이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베스트 인 클라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D3 대비 높은 효능이 확인된 4-1BB지만 역시 독성 해결이 난제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옵디보를 개발한 BMS가 4-1BB를 타깃한 단일항체 면역항암제 임상을 2상까지 진행했지만, 효능 대비 독성이 굉장히 심해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 이중항체 기술을 통해 독성 부작용을 해결했고, 반감기를 늘려 항암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하도록 유도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특히 그는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허가했지만,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며 “이는 혈액뇌장벽(BBB) 투과율이 낮기 때문이다. 결국, 약물이 뇌까지 전달될 수 있는 일명 BBB 셔틀 기술이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에 2세대 BBB 셔틀을 개발해 탑재했다. 원숭이 실험을 통해 약물 투여 48시간 만에 기존 대비 최대 13배까지 BBB 투과율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내년 7월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은 낮은 BBB 투과율을 극복하기 위해 항체치료제와 BBB 전달 플랫폼을 접합한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다. ABL301과 개발에 활용된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기술이전을 통한 성장도 확신했다. 그는 “야구로 치면 그동안 마이너리그팀들과 기술이전을 해왔다고 판단한다. 소위 말하는 글로벌 톱10 기업들과의 계약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신약개발을 촉진하고 다양한 제품 개발에 적용해 엄청난 가치 창출을 유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큰 규모로 인해 내부 혁신이 어려운 글로벌 빅파마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길 원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상당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