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터진 한국당 개헌토론회 “대통령이 어따대고 개헌하냐”

by김미영 기자
2018.03.02 16:45:21

2일 정책위·개헌특위 ‘국민개헌 대토론회’ 열어
홍준표 “동물·식물국회 방지 위해 양원제 도입도 검토”
전영기, 文대통령에 “국민이 거부하면 개헌 않는거지, 지가 뭔데”

2일 한국당 국민개헌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홍준표 대표(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하고 당 개헌특위가 주관한 2일 ‘국민개헌 대토론회’ 발제자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발의 예고에 ‘관제개헌’이라 비판해온 한국당과 보조를 맞추던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대통령이 공약했으면 다 해야 하나, 국민이 거부하면 안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 “개헌이 촛불정신인 것처럼 사기치지 말라” “정부 주도 개헌은 수치다, 대통령이 어따대고 개헌을 하냐”라며 거친 언어를 쏟아냈다.

◇ 홍준표 “동물-식물국회 방지 위해 양원제 도입도 검토”

먼저 홍준표 대표는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전국적 선거는 대부분 정권심판론인데, 개헌문제가 곁다리로 붙으면 곁다리가 본체가 돼서 모든 이슈가 개헌문제로 간다”며 “정권심판론 문제는 부차적 문제일 뿐 아니라 아무런 힘 받지 못한다. 이들이 추진하는 정략적 개헌은 절대로 할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동시실시라는 여권 요구는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의 재확인이다.

홍 대표는 ‘국민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권력구조 재편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강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 등을 과제로 꼽았다. 특히 그는 권력기관 중 국가정보원을 콕 짚어 “이 기관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대북 감시 통제하라고 일 년에 수조 원씩 들여서 만들어놓으니 대북 협력국 노릇을 하고 있다”며 “기관의 존재 의의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선진화법(개정 국회법) 이전엔 동물국회였고, 이후엔 식물국회가 됐다”며 “이런 국회를 우리가 방치해야 하나. 상하 양원제 도입해서 충돌을 중화할 수 있는 국회로 가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지 않나. 이런 모든 문제점들을 전부 검토해야 하는 게 이번 개헌”이라고 했다.

지방분권 강화 문제를 놓고는 “지방자치의 요체는 자치재정권, 자치조직권으로 이달에라도 법률만 바꾸면 실효성 있게 할 수 있다”며 “(여권은) 마치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인 양 대국민허위선전을 하고, 우리 당의 철없는 자치단체장들도 진짜인 줄 알고 가담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 ‘발제’ 전영기 “대통령, 어따대고 개헌하냐” “자기가 뭔데”



장영수 고려대 법안전문대학원 교수에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홍 대표보다 거칠고 격한 언어로 정부를 비난했다.

전 위원은 “개헌을 꼭 해야 하나. 2018년 시대정신이 과연 개헌인가”라는 근본적인 회의감부터 드러냈다. 그는 “(여권은) 촛불정신이 개헌정신인 것처럼 사기치지 말라. 개헌하란 소리를 촛불집회에서 들어봤나”라고 따졌다.

그는 “집권세력이 내세우는 개헌의 명문은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었다는 것인데, 대선 때 했던 약속 같은 거 안지켜도 된다”며 “(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가동 중단)는 공약대로 했나. 국민이 거부하면 안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라고 했다.

그는 “헌법이 자기네 당헌당규 같은 것인 줄 아나, 턱도 없다” “무슨 신문 마감시간 정해놓고 기사 쓰는 것도 아니고 (개헌은) 아닌 건 아닌 것” “근본적으로 정부 주도 개헌을 하고 있다. 불법은 아니지만 수치다. 대통령이 어따대고 개헌을 하냐”라고 거듭 힐난한 뒤 “개헌이 시대정신인 것처럼 보는 주술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은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위 위원장의 자격도 문제 삼았다.

그는 “정해구의 어록 중에 ‘일제라는 국가 권력이 붕괴된 해방의 시점에서 요구되는 혁명의 내용은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구절이 있다”며 “현행 헌법의 이념적 근간인 자유민주주의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이 책임을 맡아 제출할 정부 개헌안은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제반봉건 혁명을 안했다고 대한민국 부정하는 이 인간한테 어떻게 개헌을 맡기느냐. 정해구 위원장은 좀 가만 있으라고 하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