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제조업 지표의 배신`..다우 1.1%↓

by지영한 기자
2009.09.30 23:52:12

시카고 제조업지수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30일(현지시간) 월말이자 분기말 거래일을 맞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조업 지표가 예상밖으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오전 10시4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13.81포인트(1.17%) 떨어진 9628.3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72포인트(1.07%) 내린 2101.32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2.55포인트(1.18%) 하락한 1048.06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는 개장초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기대치 이상으로 개선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이 발표한 전미고용보고서는 기대에 미흡했지만, 다행히 민간부문의 감원 숫자가 전월보다는 감소세를 기록해 큰 악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개장직후 발표된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자 뉴욕증시는 장중 약세로 급하게 돌아섰다.

특히 9월 시카고 PMI는 경기위축과 확장의 기준선인 50%를 한달만에 뚫고 내려서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시간 현재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29개의 블루칩 종목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장초만 하더라도 20개가 넘는 종목이 오름세를 나타냈었다.



시카고 지역 제조업 경기가 다시 위축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으로 금융주와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주의 경우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 넘게 떨어졌고, 역시 다우 조목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 등 은행주들도 2% 안팎 떨어졌다.

다우 종목이자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라는 개장초 1% 이상 올랐지만, 시카고 제조업 지표가 발표되자 마자 약세로 돌아섰고, 제너럴 일렉트릭과 월드디즈니, 알코아 등 경기관련 대형주들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는 실적호재로 약세장속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실적을 반영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나이키가 발표한 회계연도 1분기(6~8월) 순이익은 주당 1.04달러로, 1.03달러를 기록한 전년동기 실적을 조금 앞설 뿐만 아니라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7센트 가량 웃돌았다.

전자부품주인 자빌 서킷도 실적호재로 7%대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빌 서킷은 이날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이 최소 주당 24센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인 주당 16센트를 웃도는 수치이다.





이외에 풍력발전 설비업체인 아메리칸 슈퍼컨덕터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시노벨 윈드와 1억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은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방은행은 헌팅턴 뱅크셰어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끌어 올린 점이 영향을 미쳤다.

고급 소매점 체인인 삭스는 증자 소식으로 6% 이상 떨어졌다. 삭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부채를 축소하기 위해 1억주 가량의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는 9월 구매관리지수(PMI)가 전월 50%에서 하락한 46.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52%를 기대한 시장의 전망치도 크게 빗나갔다.

시카고 PMI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며, 기준인 50%를 넘으면 경기확장을, 반대인 경우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경기회복의 분기점인 기준점까지 상승했던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한달만에 다시 위축세로 전환하게 됐다.

자크 팬들 노무라증권 인터내셔널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이 리세션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향후 몇달간 개선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이 발표한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미국의 민간부문에서 25만4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전월 감원규모인 27만7000명(수정치)보다는 적지만 시장의 전망치는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시장의 컨센서스로는 20만명 정도가 예상됐었다.

부분별로는 재화 생산직 일자리가 15만1000개 감소했고, 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10만3000개 줄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로 마이너스(-) 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2%를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보다도 훨씬 좋은 결과이다.
특히 이같은 위축세는 -6.4%를 기록했던 올 1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됐고, 지난달에 -1.0%으로 발표된 수정치보다도 상향 조정된 수치이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이 2분기 GDP 개선에 큰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린지 피그자 FTN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몇달전 상황보다 훨씬 좋은 그림"이라며 "(줄어든) 재고와 정부 프로그램이 하반기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