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나서는 기업들…주주환원 정책 속속 변경

by김경은 기자
2024.02.27 15:30:01

효성중공업, 2018년 출범 후 첫 배당
한화솔루션·SK가스 등 배당정책 변경해 배당늘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 분석도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몇 년간 배당에 인색했던 짠돌이 기업들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 강화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2018 출범 후 첫 배당에 나섰다. 보통주 1주당 2500원을 배당하는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총액은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859억원)의 약 30%인 232억7900만원이다.

그동안 배당에 인색했던 한화도 배당 재개에 나섰다. 3년째 무배당이었던 한화솔루션은 현금배당을 재개해 4년 만에 보통주 주당 300원, 우선주 3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총액은 517억원이다. 한화생명도 3년 만에 소규모지만 배당을 재개했고, 한화손해보험도 이날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LS마린솔루션도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오른 주당 16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SK가스는 전년보다 23% 늘어난 주당 8000원을 배당하기로 했고, 애경산업은 전년 대비 83% 배당금 규모를 확대해 주당 58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재개나 확대에 나선 기업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 규모를 늘린 곳도 있지만 실적과 별개로 주주환원정책 변경을 통해 확대에 나선 곳들도 상당수다.

한화솔루션은 그동안 태양광 투자로 잉여현금이 부족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정책 변경을 통해 잉여현금의 20%와 보통주 기준 주당 300원 중 큰 금액을 배당하는 구조로 변경하는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SK가스 역시 발전·LNG 신사업 가치 공유를 위해 자회사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의 25%를 배당하기로 하면서 배당금이 늘었다.

이 같은 기업들의 배당정책 변화의 바탕에는 지난달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영향을 미쳤단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이를 처음 거론했다.

전날(26일) 정부가 공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에 따라 앞으로 배당 확대 정책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배당금에 대한 세액공제 등을 통해 기업 이익의 주주환원을 유도하겠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