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값 폭락인데 金겹살이라뇨"…정부에 SOS 친 한돈농가

by남궁민관 기자
2024.01.25 14:48:51

"채소값·인건비 붙인 외식업계 삼겹살 값이 오해 불러"
사료비 폭등에 소비위축 겹치며 한돈농가 위기 호소
"생산비 5100원인데 현재 가격 4300원…팔수록 손해"
정부 지원 호소…"할당관세 앞서 한돈 수매·비축해야"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연일 고물가 대표 사례로 ‘금(金)겹살’이 언급되는데 실제 삼겹살 가격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안 그래도 사료비 급등을 감내 중인 한돈농가는 ‘금겹살’이란 오해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재고가 쌓이고 가격은 더 떨어져 어려움이 배가되는 실정입니다.”

손세희 한돈협회 회장이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4 한돈산업 위기대응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25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4 한돈산업 위기대응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한돈농가 지원을 호소했다.

손세희 한돈협회장은 “돼지고기 가격 하락과 사료가격 폭등, 생산비 급증, 소비침체 등 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한돈농가의 수익 및 수급 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운을 뗐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국내 월별 돼지고기 가격은 추석이 있던 지난해 9월 1㎏당 5705원을 기록한 이후 급락해 10월 4947원, 11월 5002원, 12월 4890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지난 24일 기준 4348원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조진연 한돈협회 전무는 “돼지고기 생산비용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사료가격은 50% 이상 올랐는데 소비마저 위축되면서 재고가 늘고 가격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놓였다”며 “한돈협회 추정 돼지고기 1㎏당 생산비는 5100원 수준인데 지난해 10월부터 생산비용에 못 미치는 가격이 이어지면서 팔아도 손해를 보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수준의 가격이라면 돼지 200마리를 키우는 한돈농가는 생산성에 따라 월간 최대 3100만원에서 최소 1800만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특히 한돈농가의 이같은 현실과 달리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금겹살 오해를 빚어 소비 위축을 빚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손 회장은 “돼지고기 가격은 생산비를 밑도는 현실이나 삼겹살 외식 가격은 다른 제반비용이 포함되며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문제에 대한 책임을 한돈농가에 물어서는 안 된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돈협회가 마련한 정부 지원 대책은 △올해 양돈용 특별사료구매자금 신설 및 기존 자금 상환 연장 등 사료비 부담 완화 △축사시설현대화 등 정부정책자금 상환 연장 및 한시 무이자 지원 △전기료 한시 특별지원 △돼지열병(CSF) 백신 변경 및 구제역(FMD) 백신의 피내접종 허용 △가축분뇨처리비 지원 △민관 공동 돼지 수매 사업 추진 △수입 돼지고기 원산지 표기 강화 등 7개다.

조 전무는 “올해 돼지고기 수급 전망에 따르면 통상 수요가 늘어나는 5월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1~3월 생산분을 비축해 4월부터 출하, 안정적인 돼지고기 가격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수급 개선을 위해 할당관세 등 수입물량 확보에 앞서 민관 공동으로 현재 남아도는 한돈을 수매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원복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도 “할인행사 확대, 단체급식 사용 확대 지원, 스포츠 등 빅이벤트 연계 홍보, 수출 등 어떻게든 돼지고기 재고를 최소화하고 적정 가격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