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허리 신경주사 제대로 알고 맞아야 한다
by이순용 기자
2022.01.26 14:10:30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1년 전, 허리디스크로 신경주사 치료를 받은 고 씨(여· 37)는 최근 허리와 엉치쪽 저림 증상이 심해졌다. 다시 병원을 찾은 고 씨는 신경주사 치료를 권유 받았다. 허리에 맞는 신경주사치료 자주 맞아도 괜찮을까.
허리 신경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 뼈주사, 신경차단술, 경막외신경차단술, 신경블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모두 다 같은 스테로이드 치료를 의미한다. 신경
주사는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을 혼합해 사용하는데, 염증이 생긴 신경 주위에 해당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 전달을 차단시키는 치료로 차단술이라고도 한다. 마취제 성분은 처음 약물이 들어갈 때 아프지 말라고 넣는 것으로 몇 시간 지나면 마취제의 효과는 없어진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는 약 2~7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주사를 맞고 2~3일 정도는 통증이 지속되다가 스테로이드 성분이 발현되면서 통증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줄이는 약물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스테로이드’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의 일반적인 약물 부작용으로는 불면증, 안면홍조, 오심, 발진, 발열 등이 있는데, 이런 문제는 횟수와 용량만 조절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스테로이드 신경 주사는 1년에 3~4회로 횟수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허리 신경주사 효과의 지속기간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1회 주사 만으로도 통증 제어 효과가 지속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몇 달 지나지 않아 또다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통 신경주사는 급성질환일수록 치료 효과가 더 좋은 경향이 있어 급성 허리디스크일 때 효과가 좋다. 하지만 신경 주사를 포함해 도수치료, 재활치료, 운동 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주사를 지속적으로 맞는 것보다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수술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신경주사는 장기적으로 맞게 되면 허리가 약해지고, 추후 수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경주사가 통증을 제어하는데 효과적인 건 사실이지만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사치료에 너무 의존하는 것이 좋지 않다. 다시 말해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 제어에는 효과가 있지만 찢어진 디스크를 회복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손상된 디스크가 회복되는 동안 통증으로 인한 고통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신경주사로 인해 통증이 줄었다 하더라고 일상 속 꾸준히 허리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것, 무리한 운동 등 허리에 나쁜 자세나 운동은 피하고 허리 주변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