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할 건 없다"…경주시청 선수들, 고 최숙현 가해 부인
by장영락 기자
2020.07.06 14:22:31
국회 문체위 출석, "안타깝지만 폭행 사실 없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선수들이 고 최숙현 선수가 고발한 팀내 폭행, 가혹 행위를 전면 부인했다.
국회 문체위는 6일 오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기관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소속 위원으로는 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참석했다. 상임위원 배정을 못한 미래통합당은 회의 중반 보임이 확정된 이용 의원만 참석했다.
| 고 최숙현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해 고소했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 김규봉 감독(맨 왼쪽)과 선수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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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최 선수가 생전 가해자로 지목하고 고소까지 했던 김규봉 감독, 주장 A씨, 또다른 선수 B씨가 출석했다. 최숙현 선수 부모와 다른 동료 선수들 부모도 참석했다.
출석한 감독 김씨와 선수들은 최 선수 사망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사죄 요구는 모두 거부했다. 이용 의원이 질의 도중 “혹시 피해자들에게 사죄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감독 김씨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도했던 제자다. 부모 입장까지는 제가 말씀을 못드리지만 너무 충격적”이라며 “가슴 아픈 일”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 성실히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폭행·폭언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김씨는 “감독으로서 관리 감독, 선수 폭행이 일어났던 걸 몰랐던 부분에 잘못을 인정하고 그 부분을 사죄드린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이에 “감독에 대해서만 사과하나. 폭행과 폭언은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냐”고 되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들 역시 가혹행위를 부인했다. A씨는 같은 질문에 “같이 지내온 시간에 가슴 아프지만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B씨는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사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사죄할 건 없다.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한 건 없고 안타까운 마음만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소 격앙돼 “동료, 친구, 후배, 제자가 사망했다. 무엇이 그렇게 당당하나. 폭행, 폭언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죄할 마음도 전혀 없다는 말이냐”며 이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 “22살 어린친구가 자살했다. 다 눈물을 흘렸다. 원통한 눈물이다. 제가 이 사건에 대해서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제대로 된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 위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도종환 위원장이 가혹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팀 닥터’ 행방에 대해 묻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모른다는 취지로 답을 한 것이다.
도 위원장은 ”어떻게 주요 정보가 하나도 없나. 주요 폭력 가해자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고 말하느냐. 지금 다른 선수들은 폭력 외에도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주요 정보가 없으면 어떻게 회의를 진행하나. 앞으로 무슨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