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근의 흑자상식] 금 투자, 지금 들어가도 돈 벌 수 있을까요

by최성근 기자
2016.07.25 15:01:44

전문가 의견 살펴보니…환율 1100~1200원 박스권 전망
금값, 금리 인상·G2경제 회복·저금리 장기화 등 등락 요소
금 투자엔 "신중해야" vs "1300달러 이하 하락땐 진입"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보는 ‘흑자상식’을 연재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어떤 분야라도 좋습니다. 심각, 엉뚱, 발칙한 질문 모두 환영합니다. 아래 이메일로 궁금한 점을 보내 주시면 유익한 정보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Q. 저희 집 가훈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입니다. 그런데 최근 브렉시트 영향으로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금이 자꾸 돈으로 보입니다. 지금 금을 사도 이익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금은 국제정세가 불안하거나 금리가 떨어질 때 가격이 오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브렉시트, 미국의 금리 인상 연기 소식 때 금값이 급등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와는 반대로 움직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외에도 금값에는 투자자의 심리, 문화적 선호도도 반영됩니다.

최근 몇 년간 금값을 살펴보면, 2011년 9월 온스 당 1899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해 12월 1052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좀 지연되면서 지속적으로 올랐습니다. 2월 이후 1200달러 선을 유지했고 브렉시트 결정 이후엔 1300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최근엔 달러화 강세 때문에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국제 금값은 1323달러였습니다. 앞으로 금 시세는 어떻게 흘러갈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상당히 좋아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완화됐다.또 최근 미국 고용보고서를 보면 시간당 임금이 계속 증가 추세다.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재 기준 55%까지 올랐다”며 “다만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의 심리지표들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8월에 발표되는 7월 실물경제지표가 나빠지면 금 가격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상승 및 하락 요인을 짚었습니다.

서 위원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모두 돈을 푼다고 하면서 금값이 크게 빠지지 않고 있다. 다만 26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금리인상선호)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금값은 다시 하방으로 갈 것이다. 당분간은 밑으로 열려 있는 게 더 많다고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금 가격은 견조한 내림세 흐름을 보일 것이다. 달러 강세가 유지되면 단기적으로 낙폭이 심해질 수 있겠지만 온스당 1200달러 초중반을 위협할 정도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브렉시트 직후 1400달러~1500달러까지 간다고 했는데, 달러 강세 부담이 지속하는 한 이렇게 상승 흐름이 재개되기는 힘들 것이다. 1300달러 근방에서 기술적 지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 낙폭은 예전 가격선인 1250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금값 방향 자체가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폭은 견고하다고 보고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손 연구원은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점점 확대되고 있고, 지정학적 잠재 위험도 크다. 구조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유럽과 일본이 통화완화 기조로 나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저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며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본다고 하면 금값은 양호하게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말 기준 금값은 온스당 1350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12월에 한 번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며, 이 경우 금 가격이 상승할만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경제가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달러화와 금값이 역의 상관관계를 지니지만, 최근 브렉시트를 비롯해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어서 금 가격과 달러화 강세가 동행할 확률이 높아졌다. 그래서 금 가격에 대해서는 비중 확대 의견을 계속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자는 금을 살 때 원화로 환산되기 때문에 국제 금 가격의 추이와 금 투자의 수익률이 반드시 같지는 않습니다. 금값이 오르고 달러화가 약세면 수익률이 커지지만, 금값이 올랐음에도 달러가 강세면 수익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금을 투자할 때는 환율을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금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후 원 달러 환율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상승하는 추세였는데, 근래에는 하향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의 환율 전망에 대해서 외환전문가들은 대체로 1100원~1200원 등락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 환율 수준은 그동안 등락범위보다 조금 더 밑부분으로 이탈한 수준인데,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며 “반등 가능성은 있다. 일시적으로 1200원 선까지 갈 수는 있겠지만, 그 수준이 굳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1100원에서 12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연말까지 1100원~1200원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길게 보면 범위가 넓어질 수는 있겠지만, 옛날 외환위기 같은 정도의 엄청난 충격이 아니면 1200원을 넘길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외국 투자자에게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신용등급도 안정적이며 변동성이 큰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이 있는 나라로 평가 받고 있어 원화강세의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1300원 이상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자 그러면 지금 금 투자를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100% 확실한 건 없습니다. 의견은 의견일 뿐, 선택과 책임은 본인의 몫이라는 걸 우선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상영 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G2 국가의 경제지표 개선을 이유로 신중 의견을 냈습니다. 그는 “10월과 11월 중국은 춘절 선물, 인도는 결혼 선물 준비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연말이 될수록 금값이 올라간다”며 “계절적인 현상으로 하방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 흐름을 봤을 때 투자는 신중하라고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손재현 연구원은 “지금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분위기가 주목받고 있다. 8월 초에 나오는 미국 고용지표나 경기지표들이 양호하다고 하면 미국 연준이 9월에 조기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단 시장이 미국의 긴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이상 골드 가격이 크게 탄력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금 투자는 미국 긴축정책의 흐름을 보고 진입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1300달러 이하로 낙폭이 확대되면 전략적 관점에서 진입해 볼만한 가격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심혜진 연구원은 “국제적으로 나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 장기화, 브렉시트 이후 추가적인 완화정책에 미국 금리 인상도 쉽사리 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으로 시장에서는 인식하고 있다”며 “이렇게 저금리가 장기화가 되면 재료의 자산인 금 특성상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하방이 지지가 되는 환경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산배분 측면에서 금 비중을 가져가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고 말했습니다.

브렉시트 이후인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 상가에 금 시세 관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 투자 방식을 살펴보면, 우선 금괴(골드바)를 직접 사는 방식이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시중은행을 비롯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금거래소 골드바 판매량은 총 5415㎏으로 1년 전(1383kg)보다 약 4배나 증가했습니다. 25일 현재 골드바 가격(10㎏ 부가세 포함)은 한국 표준 금거래소 기준 10g이 55만원 100g이 547만원, 1㎏이 5445만원 수준입니다. 금은 살 때 부가세 10%가 붙고 판매하는 은행에도 3%가량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수익이 나면 배당소득세도 내야 합니다.

금 통장(골드뱅킹)을 개설해 투자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은행에 통장을 만들어 입금하고 금을 사는 방식으로 해당 시점 금 시세에 따라 통장에 금이 쌓입니다. 1%의 수수료가 있으며 원금 보장은 되지 않습니다. 금 통장은 금값 변동과 환율(달러)의 영향도 함께 받게 됩니다.

이외에 지수연동형 펀드(ETF), 금 DLS(파생결합증권), DLB(파생결합사채)도 있습니다. ETF는 증권사나 은행 등에서 판매하며 미국과 런던 등 국제 금시세에 연동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거래비용이 저렴한 편입니다. DLS, DLB는 다른 투자에 비해 원금 손실 우려가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품목에 투자할 때 투자위험도, 수익률 등에 주의해 분산 투자할 것을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