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는 내리고 차는 안팔리고'…日 정유업체 1·3위 합병한다

by김인경 기자
2015.12.02 11:56:47

JX홀딩스·도넨제너럴 합병결의.. 매출액 14조엔에 이를듯
"중복 시설 통폐합하며 효율성 높일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 1위 정유사인 JX닛코닛세이의 모회사 JX홀딩스와 3위 정유사 도넨제너럴이(매출액 기준) 경영을 통합하기로 했다. 유가가 내리는 가운데 일본 내 휘발유 수요까지 줄어들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JX홀딩스와 도넨제너럴 석유가 경영통합에 합의하고 수일 내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2017년까지 합병이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

JX홀딩스는 지난 2010년 신일본석유와 닛코홀딩스가 합병해 출범한 지주사다. 일본 휘발유 시장을 33%를 점유하며 최근 5년간 1위 업체로서 자리를 다지고 있다. 도넨제너럴석유는 일본 휘발유 시장의 19.8%를 차지하며 시장점유율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시장 점유율 50%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JX홀딩스의 2015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매출액은 10조8824억엔, 도넨제너럴은 3조4510억엔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 14조3334억엔의 초대형 석유 대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들의 합병 논의은 지난 7월 매출액 2위 이데미츠코산(出光興産)과 5위 쇼와쉘석유의 합병이 성사되며 시작됐다. 이데미츠코산과 쇼와쉘석유의 2015 회계연도 매출액은 각각 4조6297억엔, 2조9979억엔으로 매출 단순 합산은 7조6000억엔 수준이다. 그러나 양사의 휘발유 시장 합계 점유율은 30%대에 이른다. 이에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JX홀딩스와 도넨제너럴도 합병의 칼을 꺼내든 것이다.



JX홀딩스와 도넨제너럴은 통합 후 중복된 시설을 없애 고정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합병 5년차인 2020년께 1000억엔의 규모의 경영통합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해외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JX홀딩스는 현재 동남아시아에 주유소를 운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도넨제너럴 역시 호주에서 석유합작투자회사 설치를 모색하고 있다.

통합이 최종 성사되면 한때 10개사 넘는 업체들이 북적거리던 일본 정유업체들은 JX홀딩스와 도넨제너럴 합병사, 이데미츠코산과 쇼와쉘석유 합병사, 코스모에너지홀딩스 3개사의 트로이카 체제로 변하게 된다.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연비 높은 자동차가 확산되며 휘발유 수요는 꾸준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역시 2017년 3월 말까지 ‘에너지 공급구조 고도화법’을 내걸고 정유소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일본 내 휘발유 수요가 매해 2%씩 줄어들고 있다며 2019년의 휘발유 수요는 2014년보다 10% 감소한 4800만킬로리터 수준일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