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찰, ''파이시티 비리'' 최시중 사전구속영장

by뉴시스 기자
2012.04.26 18:38:41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정치자금법은 적용 안해

[뉴시스 제공]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26일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한지 열흘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고향 후배이자 건설업체 사장인 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 전 대표로부터 인·허가 로비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2007년 5월~2008년 5월 이 전 대표가 이씨에게 로비 명목으로 건넨 11억5000여만원 중 일부를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게 전달해 달라며 61억여원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어 최 전 위원장이 실제로 받은 자금의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검찰은 또 당초 최 전 위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했으나, 영장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검찰은 전날 최 전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오전 10시40분께부터 이날 새벽 1시15분께까지 14시간 40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이씨에게 전달한 11억5000여만원 가운데 일부가 최 전 위원장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최 전 위원장을 상대로 돈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돈을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청탁 대가는 아니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사업 편의 제공 및 사건 무마를 위해 권재진(59) 법무부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권혁세(56) 금융감독원장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자 "(2007년 이명박 후보) 대선캠프에서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하는데 사용했다"고 시인했으나 검찰 소환을 앞둔 시점에 와서는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말을 번복해 청와대와의 사전조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청와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내가 아니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해야 할 과제가 많은데 짐은 얹어준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청와대를 걱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청와대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죄송하고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다. 본의 아니게 심려끼쳐 드려 죄책감이 든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