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돈 벌어주기 싫어' 테슬라 덮은 오너리스크
by박종화 기자
2024.04.02 14:33:16
테슬라 소비자 관심, BMW·아우디 등에 뒤처져
반유대주의 등 머스크 논란에 등 돌리는 소비자 늘어
테슬라 실적, 4년 만에 감소하나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테슬라가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언행이 이 같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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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시장 조사 회사 캘리버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테슬라의 ‘고려도 점수’가 31%로 전달보다 8%포인트(p) 떨어졌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려도 점수는 잠재적 소비자의 관심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달 테슬라의 고려도 점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11월(70%)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40%대를 기록한 BMW나 아우디, 메르세데스에도 뒤처진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시장조사 회사인 브랜드파이낸스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테슬라의 브랜드 평판을 조사했는데 중국·독일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에서 테슬라의 브랜드 평판이 1년 전보다 나빠졌다.
차가워진 소비자 시선은 실적 악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 회사인 콕스 오토모티브는 올 1분기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테슬라의 신차 판매량은 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 전반적으로 열기가 식고 있긴 하지만 테슬라가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뜻이다. 엠마누엘 로스너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더 비관적이어서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량이 1년 전보다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테슬라 실적은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게 된다.
샤하르 실버샤츠 칼리버 CEO는 자사 조사 응답자 중 83%가 테슬라와 머스크 CEO를 연계해 평가했다며 “머스크가 (테슬라) 평판 악화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분석회사 시빅사이언스 분석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머스크 CEO의 비호감도는 34%였지만 올 2월에 42%로 상승, 호감도를 넘어섰다. 머스크 CEO의 정치적 언행과 반유대주의 논란 등이 비호감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올여름 전기차를 구매할 예정이라는 조니 페이지는 머스크 CEO가 분별력 없는 행동을 한다며 “나는 그 사람 주머니에 한 푼도 넣어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컨설팅회사 오토퍼시픽의 에드 킴 대표는 “점점 많은 사람이 일론 머스크의 행동과 정치성에 실망한 전기차 구매자 점점 늘고 있으며 이제 시장에서 테슬라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자신의 정치적 발언이 테슬라 브랜드와 매출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나는 좋아하든 싫어하든 무관심하든 당신은 최고의 차를 원하냐, 그렇지 않으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