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테마주, 진위 공방 속에도 무더기 상한가

by김인경 기자
2023.08.16 16:35:05

덕성·덕성우·서원·LS전선아시아·신성델타테크 등 上
덕성 "초전도 관련 사업 영위하지 않아" 입장 밝혀
파워로직스 대주주 특수관계자도 지분 일부 매도 공시
여전한 진위 공방 속 ''신중한 접근 필요'' 목소리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LK-99’를 두고 초전도체 진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테마주들이 또다시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특히 이날 코스피가 1.76% 내리며 올들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보인 가운데, 초전도체 테마주로 수급이 쏠리며 시장의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덕성의 주가 추이[출처:마켓포인트]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덕성(004830)은 전 거래일보다 3050원(29.93%) 오른 1만3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성의 우선주인 덕성우(004835)와 서원(021050) LS전선아시아(229640)도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신성델타테크(065350)가 전 거래일보다 1만2000원(30.00%) 오르며 5만2000원에 마감했다. 파워로직스(047310) 모비스(250060) 서남(294630) 탑엔지니어링(065130)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초전도체 테마주에 다시 매수세가 몰리며 이날 코스피 지수가 1.76%, 코스닥 지수가 2.59%씩 하락하는 가운데에도 상한가 종목은 코스닥 5개, 코스닥 10개 종목이 나왔다.

이들 테마주는 초전도체와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LK-99의 진위도 명확하지 않지만, 주가 급등세는 지속하고 있다.

실제 일부 종목은 초전도체와의 연관성을 직접 부인하기도 했다. 덕성(004830)은 이날 장 중 “최근 초전도 기술 등과 관련해 주가가 급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현재 이와 관련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LS전선아시아도 이날 “초전도체 케이블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거나 초전도체 개발 사실이 없음을 알린다”고 공시했다. 신성델타테크는 역시 지난 14일 “최근의 현저한 시황변동과 관련하여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이달 초 서남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상온 초전도체와의 연관성을 부정하며 관련 종목으로 묶이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등하는 가운데 일부 종목의 최대 주주나 특수관계인은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서남(294630)은 최대주주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에서 문승현 대표(지분율 9.47%)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기존 최대주주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외 1인이 보유 지분 10.09% 전량을 장내에서 팔아 2대 주주인 문승현 서남 대표와 어떠한 매매 거래 없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파워로직스의 최대주주인 탑엔지니어링(065130)과 특수관계자는 파워로직스(047310)의 보유지분이 35.69%에서 35.09%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14일 특수관계자인 ‘에코플럭스’가 지분 12만6060주(0.37%)를, 지난 7일 김원남씨가 8만4800만주(0.25%)를 각각 장내 매도했기 때문이다. 파워로직스는 지난 7일과 14일 모두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를 악재로 인식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지분 매각 자체가 고점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LK-99를 둘러싼 진위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조만간 LK-99의 샘플을 제작해 교차 측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LK-99의 상온 초전도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라면서도 측정 등이 끝날 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등은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상온 초전도체 주장의 짧고 화려한 삶’이라는 논평을 통해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주가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