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언론자유 지수 47위…북한 180위로 전 세계 '최악'
by권효중 기자
2023.05.03 13:00:00
국경없는기자회, 3일 ''세계 언론자유 지수'' 발표
한국 43위 기록, 3년째 하락했지만 아시아 내 높은 수준
"기업 집단, 정치인으로 인해 일부 제한될 수 있어"
북한 180위로 ''꼴찌''…중국 등과 ''일당 독재'' 문제로 지적돼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한국이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지난해보다 4계단 내려간 47위를 기록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한국이 인근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언론 자유를 갖고 있지만, 정치인과 대기업 등의 압력으로 인해 일부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SF는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인 3일에 맞춰 발표한 자료에서 세계 180개 국가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47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순위는 2021년 42위, 2022년 43위에서 올해는 4계단을 내려가며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언론 자유 정도를 색으로 표현하는 ‘언론자유지도’에서는 ‘양호함’을 의미하는 노란색을 받았다. 이는 180국 중 180위를 차지한 북한과 179위인 중국, 러시아(164위) 일본(‘문제 있음’에 해당, 68위) 등 주변 국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RSF는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일대에서 일당 체제, 과두 정치인에 의한 언론 통제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중국은 물론, 미얀마(173위)와 인도(161위) 등도 예로 제시됐다.
RSF는 “중국은 세계에서 많은 언론인을 감옥에 가둔 국가이며, 2021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가 그 전철을 밟고 있다”고 봤다. 또 인도에 대해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친밀한 부유층이 주류 언론을 소유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선거를 앞둔 방글라데시(163위)와 캄보디아(147위)에 대해서도 독립 언론에 대한 정부 탄압이 심해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아시아 국가 중 대만과 함께 ‘양호함’을 받은 한국은 정치인과 기업 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평가다. RSF는 “한국에서는 명예훼손이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로 보도 시 개인이나 기업의 이름과 같은 세부 사항을 생략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회사 수익이 광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편집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기자를 대상으로 한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의 소송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언론 자유도가 높은 나라 상위 3개국은 차례대로 △노르웨이 △아일랜드 △덴마크였다. 이외에도 RSF는 뉴질랜드(13위), 사모아(19위), 대만(35위) 등 민주주의가 잘 동작하는 나라일수록 언론 자유가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RSF는 10위에 오른 동티모르에 주목했다. RSF는 “과거 일당 정권을 경험 후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교훈을 도출, 현재 민주주의를 건설하며 상위권에 오르게 됐다”고 소개했다.
반면 하위 3개국은 △북한 △중국 △베트남 순이었다. RSF는 세계 최악의 언론 자유를 가진 북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정권 중 하나로, 엄격한 정보 통제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저널리즘을 금지하고 있다”며 “정권이 언론의 자유를 조직적으로 짓밟고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RSF는 해마다 180개국에서 일어난 언론인·미디어에 대한 언론자유 침해 및 학대를 집계한 결과와 각종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등을 합해 ‘세계 언론 자유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