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가른 풍경…유럽·인도 재확산 골머리 vs 美·英 어행·모임 허용

by최정희 기자
2021.04.06 14:30:45

코로나19, 나라별 온도차 커진다
프랑스, 독일 경제봉쇄..인도 하루에 10만명씩 걸려 재확산
백신 접종률 높은 영, 내달부터 해외여행 허용
美 일부 주 '마스크 벗자'..일각선 '4차 유행' 경고

(사진= 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엔 코로나19가 무차별적으로 전 세계를 덮쳤으나 올해는 백신 접종을 포함, 코로나를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나라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선 코로나 확산세에 경제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고 인도에선 하루 10만건씩 신규 감염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가 확산일로다. 반면 영국은 내달부터 해외 여행을 재개하고 미국은 7월부터 소모임을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다. 희비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갈랐다.

6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은 이달초 부활절을 앞두고 경제 봉쇄 조치를 연장했고 프랑스는 지난 달말 세 번째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독일과 프랑스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각각 290만명, 48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하루에도 1만명, 7000명 이상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하루에 1만명 이상씩 확진자가 발생, 총 370만명 가까이 감염됐다.

유럽 국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접종율이 극히 낮은 편이다.

독일(5.2%), 프랑스(4.6%), 이탈리아(5.7%) 등은 전체 인구의 4~5%만이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 차례 백신을 맞은 인원은 12~14% 정도다. 독일은 5월초까지 인구의 20%가 예방접종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는 5일(현지시간) 신규환자가 10만3558명나 됐다. 총 1270만명이 코로나확진 판정을 받아 환진자 수가 세계 3위다.

인도는 세계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으로 한 달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최대 1억회 투여할 수 있지만 총 인구가 14억명에 달해 현재까지 백신으로 면역이 형성된 인구는 고작 0.8%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도는 섣불리 경제 봉쇄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 작년 봄 봉쇄 조치를 했다가 그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24%를 기록하는 등 봉쇄조치에 따른 충격이 워낙 큰데다 빈곤층에선 기아까지 발생한 탓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00% 마스크 사용, 개인 위생 및 공공장소에서의 위생을 강조하는 특별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여름까지 백신 접종을 3억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반면 영국, 미국은 조심스럽게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영국은 내달 17일부터 해외 여행을 허용한다. 코로나19 위험도에 따라 나라를 녹색과 황색, 적색으로 구분한 뒤 감염이 낮은 녹색 국가의 경우 여행 전후에 코로나 검사만 받고 여행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9일부터 영국에 사는 모든 국민들에게 약 30분 내에 현장 또는 온라인 상으로 검사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는 신속 진단 검사를 일주일에 두 차례씩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향후 10일 이내에 음식점과 상점, 술집 등의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도입하는 조치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밝혔듯이 5월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7월 4일 소규모 축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노르웨이크루즈라인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7월 4일부터 미국 항구에서 크루즈 운항이 재개되도록 요청했다. 미국 텍사스주, 앨라배마주, 미시시피주 등에선 마스크 의무 착용을 철회하기도 했다.

영국, 미국은 백신 접종율이 높은 편이다. 영국 국민 47% 가량이 한 차례 접종을 맞았고 8.1%는 접종으로 면역이 형성됐다. 미국은 32% 가량이 한 차례 접종을 맞았고 19%가 면역 형성에 성공했다. 미국은 5월께 전국민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너무 이른 경제 활동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의 경우 하루 코로나 확진자 수가 3000명 이하로 줄었지만 미국은 5만명을 넘고 있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학 감염병연구정책소 소장은 4일(현지시간) NBC뉴스를 통해 “중서부를 중심으로 4차 유행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우리는 여름에 코로나가 상당히 급증하는 것을 봤다”며 “공중 보건 조치를 너무 일찍 철수하면 전염병이 계속 창궐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