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치한 IEM국제학교…대전시장 "도저히 납득 안 돼"
by김민정 기자
2021.01.26 11:29:5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최근 종교 단체 소속 비인가 시설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3밀(밀집·밀폐·밀접)’ 조건과 해당 기관의 안일한 대응이 맞물린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에 해당 학교와 운용 기관에 대한 궁금증 역시 커지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IEM국제학교발 코로나 사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까지 IEM국제학교 확진자는 학생·교직원 등 20명을 더해 총 확진자 수가 최소 132명으로 늘었다. 학생 120명의 감염률은 무려 93.3%다.
| 25일 오전 대전시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 앞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비인가 종교교육시설인 IEM국제학교에서는 전날 127명의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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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M국제학교는 IM선교회가 세운 시설로 광주 TCS국제학교 등 전국 23개 시설과 인적 교류를 하는 데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입학 설명회를 열었다.
때문에 방역 당국은 IEM국제학교발 집단감염이 전국으로 확산을 우려했는데 벌써 전날 IM선교회가 운영 중인 용인 수지구 요셉TCS국제학교(12명)와 광주광역시 TCS에이스국제학교(23명)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전날 “제2의 신천지, 혹은 BTJ열방센터 사태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초동 대처를 강조했다.
이날 허 시장은 “대전은 그동안 확진자가 비교적 많이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그런데 이렇게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돼서 대전시민뿐만 아니라 전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15세에서 20대 초반 사이인 IEM국제학교 학생 120명은 지난 4∼15일 대전시 중구 대흥동 IM선교회 건물 3∼5층의 기숙사에 입소했다.
IEM국제학교는 기숙사 방마다 적게는 7명, 많게는 20명까지 배정돼 함께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 식당에는 좌석별 칸막이도 설치되지 않았고, 일부 층은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동 사용했다.
이에 3밀 환경에서 많은 인원이 집단생활을 한 것이 최악의 사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학생 116명과 교직원 등 11명이 집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대전 IEM국제학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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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시장은 “한 방에서 20명까지 생활하다 보니 실제로 이 안에 확진자가 1명만 있어도 모두가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실제로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방역수칙과는 전혀 동떨어진 시설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학교에서 첫 증상자가 지난 12일 나왔는데도 학교 측의 선제 검사는 없었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경남 출신 학생 1명에게서 기침·가래·두통 증상이 나타난 것을 시작으로 지난 주말 전까지 최소 6명이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였으나, 학교 측은 유증상자들에게 코로나19 검사나 병원 치료를 받게 하지 않고 기숙사 격리 조치만 했다.
이에 대해 허 시장은 “검사라든지 치료를 계속 미뤘다는 건 뭔가 말 못 할 속내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그 안에 12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걸 이렇게 방치했다는 것도 도저히 저희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도 없고 이걸 그냥 무시할 수도 없는 그런 처사다”고 전했다.
IEM국제학교는 선교단체가 운영하는 학교인 만큼 실제 학교가 맞는가 아니면 비인가 학원인가를 두고 말이 많다. 허 시장은 “이 부분이 가장 애매하다. 중대본하고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했지만 교육부 입장에서는 ‘이건 학교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라며 “그렇다면 학원 등록을 해야 했는데 그것도 안 돼 있다. 소위 말해서 지자체든 교육청이든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그렇다 보니 방역활동에 있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25일 오후 대전시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치료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비인가 종교교육시설인 IEM국제학교에서는 전날 12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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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시장은 “IEM국제학교에 대해서는 3주간의 폐쇄조치가 들어갔다. 심층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라며 “CCTV 분석이라든지 GPS 추적 등을 통해 입소한 학생들과 관계된 교직원들이 이동한 동선을 파악해 추가적으로 감염 위험성이 있는 곳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한테도 선별진료서를 통해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곳이 비인가 시설이다 보니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지 못하다. 현재 교육청하고 대전시 그리고 5개 자치구가 합동 조사를 통해 전수조사를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전체 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허 시장은 “무엇보다 더 감염률이 높기 때문에 3밀은 우리가 꼭 피해야 한다”라며 “방역수칙을 꼭 지키고 특히나 이렇게 합숙형태로 되는 곳들은 주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음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