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신고 묵살' 의혹에 선 그은 경찰…"관련 신고 없었다"
by박기주 기자
2020.07.27 13:31:15
경찰 "''차량 빌려 간 후 돌려주지 않는다'' 신고만 네 차례…재입북 내용 없어"
警, 합동조사단 편성해 조치 적절했는지 조사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다시 월북한 탈북민의 ‘재입북 신고’를 경찰이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이와 관련된 신고는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씨는 강화도 북쪽 지역 일대에 있는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연합뉴스) |
|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18일 오전 10시 32분부터 오후 8시50분쯤까지 네 차례에 걸쳐 ‘아는 동생(피의자·김모씨)이 차량을 빌려 간 후 반환하지 않는다’며 112신고가 들어왔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신고내용을 확인한 결과 재입북(추정)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신고된 4건 중 3건은 182(경찰청 민원상담) 상담센터 혹은 민원실을 방문해 상담할 것을 안내하고, 1건은 경찰서 수사과에서 사건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24)는 앞서 지난달 12일 성폭력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즉시 피해자가 있는 인천의 한 병원에서 증거물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지난 4일 김씨의 DNA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지난 19일 오전 ‘(김씨가) 달러를 바꿨다고 하네요. 어제 달러를 가지고 북한에 넘어가면 좋겠다면서 교동도를 갔엇다네요’라는 내용의 SNS 제보를 입수해 관련 수사에 나섰다. 20일엔 출국금지, 21일에는 구속영장 신청, 24일엔 위치추적 등 신병확보를 위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월북 사실이 알려진 후 경찰 수사 결과 김씨는 지인 차량을 이용해 지난 17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를 방문했고, 18일 오전 2시20분쯤 택시를 타고 접경지역인 강화읍 인근에서 하차했다. 경찰은 하차 장소 인근에서 피의자가 소지했던 가방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합동조사단을 편성하고 성폭력 사건 수사의 조치 전반에 대해 그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김씨 지인의 112신고에 대한 조치와 재입북 관련 제보에 대한 조치 등도 조사해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관련당국과 합동으로 피의자의 재입북 관련 행적 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피의자의 코로나19 감염의심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방역당국과 면밀하게 협조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