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총파업 D-2…급식·돌봄 대란 현실화하나

by신중섭 기자
2019.07.01 12:04:37

지난달 27일 막판 교섭 결렬돼 총파업 진행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5만 명 이상 참여 예상"
'기본급 6.24% 인상 vs 1.8% 인상' 입장 차
대체급식·교직원 돌봄교실 지원 등 대책마련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한 연대회의는 지난달 조합원 투표에서 3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결의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교육공무직 법제화 등을 요구하며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달 27일까지 교육당국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초·중·고교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인 만큼 총파업 기간 동안 학교 내 ‘급식 대란’ 우려가 나온다. 교육당국은 식단 간소화나 급식대용품 제공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5일 사흘간 5만 명 이상의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지난달 전국 조합원 9만 5117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율 78.5%, 찬성률 89.4%로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연대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개선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으나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으며 공약이행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결국 역사상 최장 기간학교를 멈추는 총파업을 앞두고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심지어 파업 전 교섭에도 사용자인 교육부는 파업대응에 바쁘다는 핑계로 교섭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파업투쟁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부터 교육부·시도교육청과 단체교섭을 진행해온 연대회의는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5월 31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3차례의 쟁의조정 끝에 지난달 19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양측은 쟁의조정이 중지된 이후에도 지난달 27일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인상률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연대회의 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에 불과하다며 이를 80% 수준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직종의 기본급을 6.24% 인상하고 근속수당과 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교육당국은 기본급을 공무원 평균임금인상률인 1.8% 인상하고 이외 수당에 대해서도 전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연대회의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겨우 2만원 정도에 불과해 사실상 ‘임금동결안’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연대회의 조합원은 9만 5000여명으로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교육공무직)의 약 66%를 차지하는 만큼 학교 현장의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017년 6월에도 전체 초중고교 1만2500여곳 중 25%인 3150곳이 파업에 참가, 1900여곳의 급식이 중단된 바 있다. 파업에 참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2만 여명에 달했다. 당시 일선 학교들은 빵과 우유, 외부 도시락 등으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학생들이 직접 개인 도시락을 싸와야 했다.

중·고교의 경우 파업기간 동안 대부분 기말고사를 치르는 등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교육당국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각급 학교들의 파업 여부와 참가 비율 등에 따라 식단 간소화를 우선 고려하고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게 하거나 학교에서 빵과 우유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돌봄교실 등 기타 지원업무는 교직원을 활용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시도 교육청도 이와 비슷한 대책을 마련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