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고 “미국, 앞으로 더 큰 손해 볼 수 있어”

by이명철 기자
2024.05.31 17:22:54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압박 커지자 제재로 맞대응
中 관영 매체 “충분하고 효과적 대응 수단 있어”
대만은 무력 시위+관세 면제 중단 등 압박 가해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자국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 등 제재를 가하는 미국에게 보복 대응을 경고했다. 한편으로는 대만산 제품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며 대만 압박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중앙TV(CCTV) 모기업인 중앙방송총국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위옌탄톈을 통해 외교 관계자 말을 인용해 “미국의 무리한 대중국 압박에 대해 중국 측은 충분하고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이 더 큰 손해를 볼 것인지는 미국 측 성의와 실제 행동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지속되고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이 계속 새로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 중국 기술기업 투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최근에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리는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제재를 가하며 대응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올해 들어 미국 기업과 개인에 대해 4차례 제재를 발표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2일로 미국 군수 기업 12곳과 기업 고위 관리 10명에 대해 자산 동결 및 입국 불허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달 11일에는 대만 무기 판매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 군수 기업 제너럴아토믹스 항공 시스템과 제너럴다이내믹스 육상 시스템을 제재했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위옌탄톈에 “중국은 대미 제재를 가할 때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는 기업과 개인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응하는 동시에 대만 대상으로는 과세 감면 중단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대만이 일방적으로 중국산 제품에 차별적 금지·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일부 제품 관세 감면을 추가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관세 감면이 중단된 대만산 제품은 플라스틱·금속 제품, 리튬이온 배터리, 차량 부품, 골프 장비 등 134종이다. 관세 감면 중단은 6월 15일부터 시작된다.

중국과 대만은 2010년 ECFA를 체결하고 2013년 1월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무관세나 저율 관세 혜택을 적용했다.

하지만 대만 총통 선거를 앞뒀던 지난해 12월 대만산 프로필렌, 부타디엔, 이소프렌, 염화비닐 등 12개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대만을 압박했다.

중국은 지난 20일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한 후 육·해·공·로켓군을 동원해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하며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