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5배↑'도로 위 암살자' 블랙아이스.. 살아남으려면?

by이연호 기자
2024.01.22 15:00:00

최근 5년 간 도로 결빙 교통사고 4609건…사상자 7835명
치사율 100건 당 2.3명…사망자 오전 4~8시 최다
행안부, 블랙 아이스 교통사고 예방 위한 토론회 개최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최근 5년 간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4600여 건 발생해 78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이 평상시 보다 약 1.5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오전 세종시 아람찬교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소방 등이 도로를 통제하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날 세종에서는 금빛노을교와 아람찬교에서 블랙 아이스로 인한 사고로 추정되는 연쇄 추돌이 잇따라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22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도로 살얼음(Black Ice) 교통사고 인명 피해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8~2022년의 5년 동안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4609건이며, 사상자는 7835명(사망 107명, 부상 7728명) 발생했다. 특히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사고 100건 당 2.3명으로 도로가 얼지 않았을 때의 치사율 1.5명보다 0.8명(1.53배) 많았다. 사망자는 새벽 4시에서 8시 사이에 가장 많았다.

이번 토론회는 실제 도로 살얼음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문제점을 분석해 민·관이 함께 인명 피해 예방을 위한 개선점을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도로·교통·기상 분야 민간 전문가와 행안부·국토부·경찰청·기상청·지자체(세종시)·도로교통공단·한국교통안전공단·한국도로공사 등 관련 기관에서 총 20여 명이 참석했다.

먼저 기상청과 한국도로공사, 행안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도로 살얼음으로 인한 사고 사례와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발표하고, 이어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대설과 한파가 나타나고 기상 특보가 빈번하게 발효되는 상황에서 도로 살얼음도 이전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 도로 살얼음으로 인한 사고는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기상 상황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안전 관리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처 간 긴밀하게 협업해 위험성이 높은 결빙 취약 구간 정비, 도로 기상 관측망 확충, 안전 시설물 구축과 관련 연구 강화 등 다방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안전 의식을 높이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도로 살얼음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하기 위해 운전자의 마음가짐과 행동 요령 등을 적극적으로 교육·홍보하고 안전 의식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행안부는 겨울철 살얼음 등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주의 사항을 안내했다. 행안부가 이날 안내한 주의 사항은 스노체인 등 월동 용품 구비, 자동차 상태 점검 철저, 기상 및 도로 상황 사전 확인, 도로 결빙 구간 감속 운전 및 안전거리 확보 등이다.

이한경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도로 살얼음으로 인한 사고는 예방과 선제적인 대응으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정부는 도로 살얼음에 대한 사각지대나 잠재된 위험은 없는지, 보완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더욱 꼼꼼히 살펴 현장에서 실효성 높은 예방 대책을 마련·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