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G엔솔 없어도 2030년 매출 60조원"…친환경신사업 정조준

by경계영 기자
2022.02.08 15: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이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와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 없이 2030년 매출액을 6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3대 신성장동력을 발표한 데 이어 구체적 매출액 목표를 제시해 성장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대표)은 8일 온라인 생중계로 열린 투자자 설명회(Investor Day)에서 매출액을 2021년 26조원에서 2030년 60조원으로 130%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매출액 목표 60조원에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제외한 LG화학의 직접 사업만 포함됐다.

이 가운데 친환경 소재와 배터리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매출액은 같은 기간 3조원에서 30조원으로 10배 이상 끌어올려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블루오션 시프트 전략’인 셈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 연구개발 인력만 500여명을 증원해 총 3300명가량으로 늘리고 연구개발비도 1조원으로 전년 대비 35% 이상 증액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8일 오후 열린 LG화학 인베스터 데이에서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산업의 흐름에 따라 배터리 사업부터 IT 소재, 전지 소재 등 첨단소재와 바이오 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지난 20년간 매출액이 10배 넘게 성장했다”며 “지금의 기후위기와 디지털 대전환, 포스트 팬데믹으로 인한 산업계의 대전환기(Great Reset) 역시 LG화학이 ‘톱 글로벌 과학 기업’(Top Global Science Company)으로 도약하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 신성장 동력 가운데 친환경 소재의 경우 △재활용(recycle) 플라스틱 △생분해·바이오 플라스틱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소재 등을 중심으로 키워 친환경 지속가능(sustainability) 사업 매출액을 2021년 1조4000억원에서 2030년 8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액을 지난해 1조7000억원에서 2030년 21조원으로 늘리고 영업이익률도 두자릿수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 외 고객을 다변화한다. 2026년까지 한국·중국·유럽·미국 등 세계 4각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생산능력도 26만톤(t)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분리막 원단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Toray)와 손잡기로 하는 등 분리막 사업도 본격 육성한다. 이외에도 탄소나노튜브(CNT)와 방열접착제, 음극바인더 등 부가 소재도 키우고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신약 사업에선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집중해 2030년 매출액을 1조원까지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임상 1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글로벌 혁신 신약의 파이프라인 10개를 확보했고 임상단계 파이프라인을 추가 확보해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혁신 신약을 미국, 유럽 등에 상업화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이날 LG화학은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가고자 2050년 탄소중립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달성하려면 2050년 탄소 배출 예상치 대비 총 2000만t을 감축해야 한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혁신 공정을 도입하고 친환경 원료·연료로 전환하는 동시에 재생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까지 원재료를 포함해 제품 제조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환경전과정평가(LCA)를 국내외 전 제품을 대상으로 마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추구하는 성장 전략은 글로벌 산업 대전환기를 기회 삼아 R&D, 전략적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M&A)까지 포함한 내·외부의 모든 성장 기회를 모색해 블루오션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2030년까지 친환경 비즈니스·전지 소재·신약 중심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비즈니스의 핵심 축을 전환하고 어떤 경영환경 속에서도 흔들림없이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LG화학 인베스터 데이에서 배터리 소재 매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