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세율 ↑..엎친데 덮친 부동산 시장
by성문재 기자
2018.06.22 14:30:08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율 인상도 제안..투자심리 위축 전망
재건축 규제에 양도세 중과..강남은 이미 약세
1주택자 충격 크지 않다는 의견도.."보합 전망"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보유세 인상 권고안이 공개되면서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은 재차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예상됐던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사실상 기본 방침으로 정해진 가운데 세율 인상 여부가 충격의 강도를 결정지을 변수다.
22일 재정개혁특위 조세소위원장인 최병호 부산대 교수가 발표한 ‘공평과세 실현을 위한 종합부동산세제 개편 방향’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제 단기 개편 방안으로 현재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고 세율을 인상하는 내용 등이 제시됐다.
1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10%씩 단계적으로 인상해 궁극적으로 10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2안으로는 과세표준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세율을 0.05%포인트~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이 나왔다. 토지의 경우도 과세표준 금액에 따라 세율을 0.1%포인트에서 최대 1.0%포인트까지 올리는 안이다.
3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올리는 방안이다. 세 부담 증가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4안은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차등화해 1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올리고 다주택자는 세율까지 함께 인상하는 방안이다. 주택을 과다하게 보유하는 사람의 기회비용을 높이는 차원이다.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제 개편이 이뤄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는 만큼 거래시에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보다 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향후 금리 인상, 입주물량 증가 등 리스크가 몰려 있어 집값 하락에 대한 무게가 더 커지면 매도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매물 적체 현상이 발생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강남3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단위: %, 자료: 한국감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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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하면서 향후 재건축 부담금 폭탄이 예고돼 있고 지난 4월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이미 서울 주택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작년 집값 급등의 진원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지난달부터 최근 7주 연속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종합부동산세가 공시가 6억원(1가구 1주택은 9억원) 초과 주택에 부과된다는 점에서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 주택시장에 강한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하반기는 오는 12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 등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있고 금리 상승도 예상되는 등 부동산 시장 하방 요인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서울 강남권 집값이 하락 전환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소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역시 이번 보유세 인상 계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공인중개사는 “시장을 자율적으로 돌아가게 둬야지 정책으로 잡겠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까지도 매수 계획을 포기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예상보다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정도로 그친다면 1주택자 입장에서 영향이 크지 않다는 논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주택자에 대해선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정도로 그친다면 종부세 증세 대상이 다주택자로 집중돼 시장이 급랭할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는 계속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은 급락보다는 보합세 또는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종부세 부담이 무거워진 다주택자들이 절세 차원에서 자녀들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많아질 듯 하다”며 “자산가들의 관심이 주택에서 꼬마빌딩, 상가 등으로 이동하거나 부동산간접투자상품, 해외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주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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