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위기` 그리스 네오나치黨 대변인, 동영상 폭로로 반격

by김유성 기자
2014.04.03 15:16:5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그리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의 대변인인 일리아스 카시디아리스(33·사진)가 폭로한 동영상 한 편으로 그리스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그리스 정부가 추진중인 황금새벽당 해체가 아무런 증거없이 진행된 것이라고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의 측근이 실토했기 때문이다. 살인 교사, 테러 등의 혐의로 해체 위기에 놓인 황금 새벽당이 난국 돌파를 위해 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시디아리스는 사마라스 총리의 측근이자 민영화 전담부처 수장인 타키스 발타코스와 나눈 대화를 몰래 녹화해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 올렸다.

이 대화에서 발타코스는 사마라스 총리가 증거도 없이 황금새벽당 해체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마라스 총리가 네오나치 세력이 그리스 의회내 주류 정당으로 부상하는 걸 두려워했고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실제 네오나치를 표방하며 이민자 추방을 강령으로 삼고 있는 황금새벽당은 그리스 정가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전국 지지율 7%를 얻어 정원 300석중 18석을 확보하며 처음 의회에 진출했다.



지난해 9월에는 황금새벽당 당원이라고 밝힌 트럭 운전사가 인종주의 차별을 비난한 래퍼 파블로스 피사스를 살해했다. 검찰은 이를 황금새벽당이 직접 교사한 것으로 보고 니코스 미칼로이아코스 당수 등 의원 6명을 구속했다. 당시 일리아스 카시디아리스도 구속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왔다.

△황금새벽당 로고
검찰은 현재도 황금새벽당을 불법 정당으로 규정하고 테러, 살인 교사 혐의를 놓고 수사중에 있다.

사마라스 총리는 이 영상이 공개된 뒤 자신이 직접 지시한 바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 FT는 무리한 수사가 구설수가 돼 다음달 있을 지방선거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발타코스는 자신이 말한 사실을 인정했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카시디리아스는 과거 과격한 행동과 언사로 수차례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다. 2012년에는 좌파 의원인 리나 카넬리라를 폭행하고 물을 뿌려 사법 처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