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해킹에 빚투 손실 위기…월가 탈중앙화 접목 늦출 듯"
by최훈길 기자
2026.04.22 08:30:19
올 최대 디지털자산 해킹 파장 우려
전통금융 토큰화 일시적 둔화 전망
빚투 투자자들 강제 손절당할 위기
“디지털자산 성숙에 시간 더 필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최근 탈중앙화 금융(DeFi) 분야에서 올해 최대 규모의 디지털자산 해킹이 벌어진 가운데 이번 해킹으로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과의 합종연횡이 일시적으로 둔화하고 빚내서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22일 이번 해킹으로 전통 금융회사들이 디지털자산 분야로 더 나아가기 전에 잠시 멈춰 위험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또한 미 투자은행인 제프리스(Jefferies)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주말 동안 발생한 해킹으로 소규모 크립토 프로젝트에서 약 3억달러가 유출됐고, 최대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인출 사태가 촉발됐다며 월가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둔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스의 디지털자산 리서치팀 앤드루 모스(Andrew Mos)는 블룸버그를 통해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신뢰가 상실될 가능성이 있어 이는 장단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전통금융 기업들이 크립토를 포기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은행·자산운용사·핀테크·결제 분야 전반에서 토큰화 사업의 출시나 확장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통 금융기관들은 스타트업과 협력해 주식·채권·부동산 등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온체인에 올리려는 움직임을 확대해왔다. 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 기업들은 지난 1년간 블록체인 인프라에 기반한 상품을 출시해 왔다. 이들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전통적인 자본을 처리할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지난 1일에는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 거래 플랫폼인 드리프트(Drift)에서 2억8500만달러가 해킹으로 탈취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킹으로 디파이 투자자들의 투심이 위축됐다. 이 결과 디파이 최대 대출 플랫폼인 아베(Aave)에서 수십억달러가 일제히 인출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된 토큰화 상품 대부분은 단일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이번에 문제된 인프라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다만 토큰화가 확대될수록 이같은 상품들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을 이동시키는 소프트웨어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제프리스는 이런 상황에서 관련 시스템이 지난 주말 해킹에 악용됐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해커들은 탈취한 토큰인 이더리움 파생 토큰(rsETH)을 여러 플랫폼에 담보로 예치했다. 모스는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종료하지 못할 수 있게 됐다”며 “차입 금리가 상승하고 캐리 수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청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이 빠져 나오지도 못하고 강제로 손절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모스는 “블록체인 인프라의 성숙과 규제 발전이 전통 금융의 토큰화 사업 확산, 활용 사례 확대, 기관 투자 가속화를 이끌고 있다”면서도 “초기 단계에 있는 디지털자산 산업이 여전히 성숙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