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전 대만총통, 27일 중국行…전현직 중 첫 中방문

by김윤지 기자
2023.03.20 15:45:38

1949년 이후 처음, 내달까지 상하이 등 찾아
“베이징 방문 없어…고위급 만남 배제 안해”
국민당 소속 마잉주, 집권시절 양안 화해무드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오는 27일 중국을 찾는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전·현직 대만 총통을 통틀어 대만 지도자가 중국 본토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잉주 전 대만 총통.(사진=AFP)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 전 총통 측은 이달 27일부터 4월7일까지 중국 난징, 우한, 창사, 충칭, 상하이 등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대표단을 이끌고 중일 전쟁, 1911년 신해혁명 관련 장소를 찾을 예정이다.

마 전 총통 측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고위급 인사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는 중국 측에 달려 있다”면서 “마 전 총통이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만 총통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해협 군사 훈련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된 민감한 시기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마 전 총통의 이번 중국 방문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총통실은 “마 전 총통이 이번 방문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정치적 압박을 지속함에 따라 양안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마 전 총통의 방문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마 전 총통이 속한 국민당은 현재 집권 중인 민진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마 전 총통이 집권하던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 동안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화해 무드였다. 집권 말기였던 2015년 마 전 총통은 싱가포르에서 시 주석과 첫 양안 정상회담을 열기도 했다. 2016년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하면서 양안 관계는 악화됐다.

일각에선 마 전 총통의 이번 중국 방문을 내년 1월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과 연관 짓고 있다. 연임에 성공해 지난 8년간 집권한 차이 현 총통은 임기 제한에 걸려 출마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이 친중 성향인 마 전 총통을 초청하는 등 국민당과 협력을 통해 민진당에서 국민당으로 대만의 정권 교체를 도모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이 중국을 찾아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과 만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