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작년 4분기 아이폰 수혜 톡톡…순익 2배 껑충

by방성훈 기자
2021.02.04 10:54:44

작년 10~12월 매출82.4억달러…전년比 62% 증가
시장 기대엔 못미쳐…실적 발표후 주가 8% 이상 급락
"나쁘진 않지만…반도체 성장 감안하면 실망스러워"
5G 스마트폰 판매 힘입어 올해는 실적 개선 기대감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통신칩 제조회사 퀄컴이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다만 5세대(5G)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퀄컴은 내다봤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퀄컴은 2021회계연도 1분기(2020년 10~12월) 실적을 발표하고, 이 기간 동안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2% 증가한 82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퀄컴은 같은 기간 순이익도 24억 6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른 주당순이익은 2.17달러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2.10달러를 웃돌았지만, 매출은 예상치인 82억 7000만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앞서 퀄컴은 2021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78~86억달러로 제시한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지난해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퀄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8% 이상 하락했다.

WSJ는 지난주 애플이 호실적을 내놓은 뒤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졌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베른슈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곤 애널리스트는 “퀄컴의 실적이 나쁘진 않았지만 (시장에선) ‘홈런’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엔 미치지 못했어도 퀄컴의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아이폰12를 비롯해 5G 스마트폰 판매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5G 스마트폰 성장과 자동차 및 사물인터넷(IoT) 수요 확대로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반도체 산업은 미친듯 성장하고 있다. 콘텐트와 기기 모두 순차적으로 매년 더 성장할 것”이라며 “5G 주도권을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몰렌코프 CEO는 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몇 분기 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올해 5G 스마트폰 출하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1~3월 매출을 72~80억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편 몰렌코프 CEO는 올해 6월 말 자리에서 물러나고,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이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