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투자 감소에 대외 리스크”…5달째 ‘부진’ 평가
by이명철 기자
2019.08.16 10:00:00
기재부 8월 최근 경제동향 발표
전산업 생산 0.7% 감소…소매판매 감소 전환
소비자·기업심리지수 하락…금융·주택시장도 부진
“경제 성장세 둔화·日 수출 규제 불확실성 확대”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1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20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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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국내 경기에 대해 5개월째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수출과 생산, 소비 등 분야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증가한 반면 건설 투자는 감소했다. 금융시장은 주가 하락과 원화 약세로 부진한 모습이고 주택 시장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으나 수출·투자의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고 일본 정부 수출 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주요 산업활동과 경제심리 관련 지표가 개선했다고 밝힌 3월 이후 4월부터 5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8월 그린북을 보면 6월 전산업 생산은 0.7%(이하 전월대비)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0.2%) 상승으로 0.2% 늘었지만 정보통신업(-4.2%), 부동산업(-2.0%), 도·소매업(-1.6%) 등이 부진한 서비스업 생산이 1.0% 줄어든 영향이다.
지출에서는 6월 소매판매가 1.6% 줄면서 감소 전환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3.9%), 의복 등 준내구재(-2.0%)가 감소하면서 소비가 부진한 모습이다. 할인점 매출액은 10.7% 급감했고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3.7% 줄었다.
7월 수출(잠정)은 전년동월대비 11.0% 감소하며 8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자동차는 21.5% 증가했지만 반도체(-28.1%), 컴퓨터(-24.1%), 석유화학(-12.4%) 등의 부진 여파 탓이다. 수입은 2.7% 감소했다.
소비자·기업 심리도 부진했다. 7월 소비자동향지수(CSI)와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각각 1.6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경기 흐름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예상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내렸다.
7월 취업자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29만9000명 증가했지만 실업률도 3.9%로 0.2%포인트 상승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에 그쳤다.
7월말 기준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전월말대비 각각 5.0%, 8.8% 하락했다. 이달 12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16.2원으로 원화 약세가 심화했고 7월 중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9%로 28bp(1bp=0.01%) 내리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7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은 각각 0.09%, 0.19% 내렸다. 수도권·지방 모두 하락했고 거래 감소세도 지속했다.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기 위한 재정 집행을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등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경 등 재정집행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투자··수출·소비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