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9 ‘접는 폰’으로 나오나…삼성전자, 폴더블폰 내년 출시 계획

by정병묵 기자
2017.09.12 12:30:26

고동진 사장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내년 ‘갤럭시노트9’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나올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상향평준화 돼 가는 가운데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고동진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12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갤럭시 노트8 미디어데이’에서 “내년께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가상 이미지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채택이 점차 확대되면서 ‘다음 단계 혁신’으로 꼽히는 제품. LG전자가 지난 2013년 디스플레이가 굽혀지는 ‘G플렉스’를 출시한 바 있지만 폴더블폰은 완전히 액정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제품을 가리킨다.

연초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가 올 4분기 소량의 접는 스마트폰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소량은 만들 수 있는 수준이지만 접히는 액정의 핵심 소재인 폴리이미드(PI) 기반 플라스틱 커버의 안전성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내년 하반기나 돼야 대규모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넘어야 할 장벽이 있는데 그 부분을 극복하고 있다”며 “현재 걸림돌인 몇 가지 문제점을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을 때 제품을 낼 계획이다. ‘깜짝쇼’로 몇 대 냈다가 파는 것은 원치 않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일찌감치 모바일에 적용해 왔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LCD 디스플레이를 써 왔던 애플의 경우 이번 아이폰 신제품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인데, 아예 접는 폰으로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것이다. 애플은 OLED를 탑재한 ‘아이폰X(가칭)’를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선보인다.



고 사장은 또 계열사 하만과 인공지능(AI) 스피커를 개발 중이고 머지 않은 시기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 고동진 사장은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며 “올해 책임자를 바꿨고 이원화돼있던 조직을 정비했다. 시간은 필요할 것이나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피력했다. 삼성전자는 13일에는 중국에서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를 개최한다.

7일부터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 갤럭시노트8은 순항 중이다. 5일 간 집계된 판매량은 65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 갤럭시노트7의 2.5배 수준이다. 갤럭시노트7은 13일간 총 40만대 예약 판매됐다. 김진해 삼성전자 한국총괄 전무는 “노트8의 총 예약판매량은 80만대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갤럭시노트8은 8일간 예판을 진행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진해 전무는 “단말기 자급제는 유통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사로서 우려가 많이 된다”며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는 단말기 유통과 이동통신사 가입을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통해 단말기 유통시장의 경쟁을 전면화하자는 논의가 최근 있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완전 자급제로 단말기 가격을 잡을 수 있겠느냐”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전무는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온도차가 다소 있다. 가격은 글로벌 전체 기준에 의해 움직이고 우리는 글로벌 회사이기 때문에 한국시장에만 맞춰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며 “실제 유통점 단에서는 고통이 상당히 클 것이다. 고용불안과 유통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