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부거래 160조..SK>현대차>삼성순

by최훈길 기자
2016.09.08 12:00:00

전년보다 0.7%, 21.5조↓..4년째 감소
유가하락,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영향
총수일가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 높은 건 여전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160조원 가량으로 4년째 감소했다. 내부거래 금액은 SK(034730), 현대자동차(005380), 삼성 순으로 많았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회사 간 상품·용역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대기업집단 47곳 소속 계열사 1274개의 내부거래 금액은 총 159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조5000억원 줄었다. 내부거래 비중은 11.7%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2012년부터 4년째 감소 중이다. 2010년 144조7000억원에서 2011년 186조3000억원으로 오른 후 △2012년 185조3000억원 △2013년 181조5000억원 △2014년 181조1000억원에 이어 2015년까지 줄어들었다.

공정위는 유가 하락,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이 내부거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2012년 1월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 시 증여세를 물리는 과세를 도입했고 재작년 2월부터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시행했다.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이 큰 기업은 ‘SK’(33.3조원), ‘현대차’(30.9조원), ‘삼성’(19.6조원) 순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은 ‘SK’(24.2%), ‘포스코(005490)(18.8%)’, ‘태영’(18.5%) 순이다. SK는 석유화학제품, 현대차는 자동차, 삼성은 전자제품 등 제조 분야의 수직계열화로 내부거래 금액이 많았다. 태영은 SBS콘텐츠허브의 내부거래 금액이 증가했다. 포스코는 내부거래 금액이 전년보다 2조1000억원 줄었지만 기존 사업구조 때문에 비중은 여전히 높았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은 여전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9.0%였지만 지분율 30% 이상은 11.3%, 50% 이상은 16.5%, 100%는 34.6%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그룹의 경우에도 총수일가나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올라갔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9.2%), 2014년(7.6%)에는 감소하다가 올해는 9%로 증가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 분야가 이 같은 추세를 보였다. 특히 중흥건설, 롯데정보통신의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87.2%, 86.2%로 높았다.

재작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의 사익편취 규제를 받게 된 계열사 147곳의 내부거래 규모는 8조9000억원으로 2014년 대비 1조원 늘었다. 내부거래 비중은 12.1%로 0.7%포인트 높아졌다. 삼성물산, SK 합병 등이 내부거래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내부거래가 거래비용을 줄이는 목적이 아니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독할 예정이다. 김정기 기업집단과장은 “대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와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공시의무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공시점검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