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키는 의사 비꼬며 실명 공개.. "범죄행위"

by이지현 기자
2024.09.09 15:46:52

조기배치된 군의관 중 9명 타 병원 이동 배치 검토
이번주 250명 배치 완료…현장 수요 감안 배치계획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아카이브 형식의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에 대해 정부가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복지부 제공)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은) 사이트가 진료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의욕을 꺾고 있다”며 “이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공의보호신고센터에는 한 텔레그램 채팅방에 복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신상이 올라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채팅방은 지난 7월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이름으로 개설됐다. 채팅방에는 ‘감사한 의사’ ‘감사한 의대생’ ‘감사한 전임의’라는 리스트가 당사자 실명과 함께 올라오고 있다. 의료 현장에 남은 의사나 학교에 있는 의대생을 ‘감사하다’고 비꼰 것이다.

정윤순 실장은 “일부 군의관은 이런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의료현장에서 성실히 근무하시는 의사들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기관과 협조해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주 우선 파견한 군의관 15명에 대해 업무 또는 기관을 변경해 재배치하기로 했다.

배경택 건강정책국장은 “지난주에 조기 배치됐던 15명 중 지금 현재 7명이 당초에 본인이 지정됐던 병원에서, 여러 가지 배후 진료에 지금 일을 하고 있다”며 “8명의 경우 국방부하고 복지부하고 협의해서 다른 병원들로 이동 배치하는 것들을 지금 검토하고 있고 금주 내에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235명의 군의관이 파견된다. 의료기관 필요도와 군의관의 의사를 고려해 우선 150여명을 파견하고, 나머지 인원은 이번 주 내 순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배 국장은 “250명 중 응급의학 전문의가 8명”이라며 “현장의 수요나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의료기관에서 이들이 어떠한 곳에서 근무하게 될 지 다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