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학생 머리채 잡아끌고 '퍽…태안 중학생, 선처받은 이유
by김민정 기자
2023.08.24 14:12:1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동급생을 폭행하고 이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공분을 일으켰던 이른바 ‘태안판 더글로리’ 사건의 가해 중학생들이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됐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3단독 하선화 판사는 24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강요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학생 A(14·여)양과 B(15)군, 불구속 기소된 공범 C(14)양 등 3명을 대전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가정법원 소년부에서는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내린다. 감호위탁과 수강명령, 사회보호명령, 보호관찰, 소년원송치 등 1호부터 10호까지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형사처벌보다 처벌 수위가 낮고 범죄기록이 남지 않는다.
A양 등은 지난 4월 30일 충남 태안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과 옥상, 학교 운동장 등지에서 피해자 D(14)양의 뺨을 때리고 발로 얼굴을 걷어차는 등 약 7시간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들은 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유포해 비난을 받았다.
해당 영상에는 D양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D양은 쓰러진 상태에서도 발로 폭행을 당했고, 머리채가 잡혀 끌리기도 했다.
이후 영상이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일자 A양은 자신의 SNS 계정에 “지들도 어디 가서 X 맞고 다녀서 억울한가 XXX 들”이라는 글을 올려 공분을 키웠다.
재판부는 “이들의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피해 회복 노력을 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이전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소년부 송치 이유를 설명했다.